반바지 입고 메타버스 타고…아모레 서경배 회장의 '뉴뷰티'

기사등록 2021/09/07 11:27:01 최종수정 2021/09/13 09:31:22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경배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 반바지를 입고 등장하고, 창립 76주년 기념식을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로 진행하는 등 디지털 시대 변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입고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아니라 희망퇴직도 실시한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바이오·웰니스 산업을 아우르는 '라이프 뷰티'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서 회장은 지난 3일 메타버스에서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2025 비전을 선포했다. 서 회장은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실현해 진정 자유롭게 행복한 삶을 누리는 '뉴 뷰티' 세상을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더마 등 고기능 영역과 건강을 위한 웰니스 카테고리를 집중 육성해 삶의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라이프 뷰티'로 사업을 확장하겠다. 세밀하게 축적된 고객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별 최적화된 '초개인화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이해관계자 모두 적극적인 공감으로 진일보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창업 정신은 아모레퍼시픽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지금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역동적인 세상의 한가운데에 있다.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한 과거의 방식과 규칙은 오늘의 세상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방침을 '위닝 투게더'로 선정하고 3대 추진 전략으로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을 내세운 것과 일맥상통했다.

사내문화 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임원회의에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평소 노타이에 캐주얼 복장을 즐겨 입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자유롭게 의사소통하자'는 취지로 임원들과 함께 반바지를 입고 회의를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부터 '멋:있게 입자'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이 최대한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구성원 간 호칭도 '님'으로 통일하는 등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했다. 서 회장 역시 '회장님'이 아닌 '서경배님'으로 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지만, 시장 기대치인 112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 중국 매출이 60% 증가한 것은 두드러진 성과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자회사 에스트라 흡수합병 절차를 마무리, 국내외 더마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웰니스 뷰티 브랜드 큐브미 판매처는 온·오프라인 약 700개로 확장했고, 남성 전용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 상반기(1~6월)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 늘었다. 지난 5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버즈 프로 with 라네즈 네오 쿠션 콜라보라해'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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