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가 급등에 햄·소시지값 도미노 인상…외식물가도 '비상'

기사등록 2021/09/02 11:02:03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당 6110원 전달대비 24.92%↑

삼겹살·햄버거·돈까스 등 외식업계 가격 상승 현실화 中

육가공제품 가격인상 본격화…부대찌개 등도 상승 예상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 전통시장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수원사무소 원산지기동반 직원들이 추석 대비 원산지 표시 점검을 하고 있다. 2021.09.01.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돼지고기 값 폭등에 따른 식품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돼지고기, 햄 등을 주재료로 하는 외식업종을 중심으로 음식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식물가 급등이 서민 가계에 부담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돈육 생산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제 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는 먼저 삼겹살을 판매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

돈까스, 햄버거, 부대찌개 등의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원재료로 사용되는 돈육 및 육가공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이 햄·소시지 등 20여종에 대해 평균 9.5% 가격을 올렸고 롯데푸드가 7.4%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당 6110원으로 직전달 1㎏당 4891원 대비 24.92% 급등했다. 삼겹살 1㎏당 소비자가격은 2만7114원으로 전달대비 7.83%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돼지고기 값 상승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중국이 물량을 비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료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돼지고기 도매값 상승은 외식업계의 가격 상승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6923원으로 1월 6769원 대비 2.27%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삼겹살(200g 환산 기준) 가격은 1만6889원으로 올해 1월 1만6581원 대비 1.8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3.45%, 삼겹살 가격은 1.75%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 돈까스 등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외식업계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올해 초 돼지고기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한 바 있다. 돈까스 전문점을 비롯해 도시락류 판매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통조림햄을 비롯한 돼지고기를 주 원재료로 만드는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가격도 인상되고 있는 중이다. 기업들은 원가 압박이 심화되자 손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육가공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육가공 제품 20여종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평균 인상률은 9.5%다. 가격이 오르는 대표 제품은 스팸, 비엔나, 베이컨 등이다.

스팸 클래식(340g)은 5880원에서 6380원으로 500원(8.5%) 가격이 오른다. 스팸 25% 라이트(340g)는 5980원에서 6580원으로 600원(10%)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백설 오리지널 비엔나(120g)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인상될 예정이며 굿베이컨(130g)X3은 7480원에서 7980원으로 500원(6.7%) 가격이 인상된다.

롯데푸드도 추석 연휴 이후 햄·소시지 등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7.4% 인상키로 했다. 의성마늘 프랑크 6.8%, 로스팜 앤네이처 9.3% 수준으로 알려졌다. 런천미트와 로스팜 등은 유통 채널별 가격 인상 시점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가공 제품 가격 인상은 부대찌개 등 백반집 음식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로 분류된다. 공급가 인상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냉동식품 등도 육가공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원재료 값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영세 외식업체의 경우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판매가를 올리고 싶어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떨어진 매출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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