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 토지보상금 부담 가중·지역 주민 반발 우려 작용
투기 차단 위해 보유기간 짧으면 매입가격으로 보상해야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추진한 수도권 신도시가 경기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 등으로 결정되면서 당초 유력하게 거론된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이 빠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남 감북지구는 서울 강남권 바로 옆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구 바로 옆에 잠실이 위치해 있고,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 하남 감일지구 등과도 가깝다. 총 면적은 267㎡로, 지난 2011년 감일지구와 함께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됐다. 또 김포 고촌읍 일대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해 서울 여의도, 강서구 마곡지구 출퇴근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3기 신도시 때 유력 후보지로 꼽힌 지역이다.
당초 2·4 대책의 잔여 물량인 14만 가구의 신규 공공택지 입지는 공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수도권 신규택지가 서울에서 멀어질 경우 서울에 쏠린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도,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차 신규택지 발표 당시 서울시 경계에서 불과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광명·시흥(1271만㎡) 입지가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 고양 화전, 화성 매송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부는 경기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에 신도시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을 합쳐 모두 14만 가구 규모에 달하는 신규 공공택지를 확정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된 13만1000가구보다 9000가구 늘어난 14만 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지역에선 신도시 규모 택지 2곳과 중규모 택지 2곳, 소규모 택지 3곳 등 총 7곳이 선정됐다. 신도시 규모(330만㎡ 이상)로는 의왕·군포·안산에 4만1000가구(586만㎡), 화성 진안에 2만9000가구(452만㎡)가 공급된다. 또 중규모 택지(100만㎡ 이상)로는 인천 구월2 지역에 1만8000가구(220만㎡), 화성 봉담3 지역에 1만7000(229만㎡)가구가 공급된다. 소규모 택지(100만㎡ 미만)로는 남양주 진건에 7000가구(92만㎡), 양주 장흥에 6000가구(96만㎡), 구리 교문에 2000가구(10만㎡)가 공급된다.
정부가 유력 후보지를 제외하고 서울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의왕과 군포, 안산 등을 지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이곳에서도 투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표한 광명·시흥 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건으로 곤욕을 치룬 정부는 투기수요를 검증했다며 선을 그었다.
김규철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이번에 발표한 입지는 연기하려고 했을 당시에 검토했던 물량으로, 투기조사 결과 투기 의심사례가 많아서 특정 후보지가 제외되고 한 사례는 없다"며 "LH는 현직자를 조사했고, 퇴직자에 대한 조사 부분이 필요한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택지에 대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보상투기를 조사한 결과 국토부 직원 2명의 토지 소유와 LH 직원 1명의 토지 취득을 확인했으나, 매매 시점 등을 고려하면 투기 개연성이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신규 택지 후보지와 인근 지역에 대한 실거래 조사 결과 위법의심 사례 229건을 확인해 경찰청과 국세청 등에 통보했다.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이 빠진 것은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땅값은 0.35% 상승해 전월(0.34%)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올 상반기(1~6월) 동안은 2.02% 상승했다. 하남 땅값은 지난 5월 0.46%에서 6월 0.58%로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이와 함께 주민 반발이 거세지면 공급 주택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남 감북지구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지구지정이 결국 취소됐다. 현실성 없는 보상비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며 법원에 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내고, 지난 2015년 5월 사업이 무산됐다. 이전처럼 주민들이 반발할 경우 공급 대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후보지 결정과 관련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토지 보상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신규 택지는 서울과의 접근성을 떨어지고,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보니 정부가 기대하는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광역교통망이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급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공공기관의 투기 및 제3자의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보유 기간에 따른 보상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일정 기준 이상 장기간 보유한 소유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하고, 보유 기간이 짧으면 매입가격 등으로 보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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