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중재법 여론전 지속…野 '靑 비판'에는 "정쟁" 반발

기사등록 2021/08/30 11:09:30

송영길, 한미FTA·공수처법 언급하며 언론중재법 강행 엄호

윤호중 "정부여당 봐달라는 법 아냐…국민 지키는 법" 주장

김용민 "외신 기자들, 간담회 후 오해 풀렸다고 답변했다"

김영배 "홍준표, 靑 앞 시위…매우 시대착오적 정치관 입증"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영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여론전을 이어갔다. 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파는 야당과 언론계의 비판과 당 내부 우려에도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논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에 빗대며 언론중재법 개정안 전방위 엄호에 나섰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많은 진보적인 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한미 FTA는 제2의 을사보호조약`이라는 심한 말까지 한 분도 있었고, 투자자 국가 제소조항(ISD)을 갖고 사법주권 포기라고 얘기한 분도 있고 어떤 장관 출신 의원은 단식도 했다"고 언급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진보시민사회가 강력 반발했던 한미FTA 추진과 마찬가지로 언론단체와 진보진영이 철회를 요구하는 언론중재법 상황을 빗댄 것이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각각 보건복지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고(故) 김근태 의장과 천정배 전 대표는 FTA 반대 단식투쟁을 한 바 있다.

송 대표는 "그러나 한미 FTA를 체결하고 나니까 나중에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에 불리하게 됐다고 재개정 요구했을 때 우리는 오히려 재개정을 반대하고 이 FTA를 지키려 노력했다"며 "이걸 보더라도 당시 한미 FTA 둘러싼 진보단체의 주장이 상당히 과장되고 가상에 기초한 우려 많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려고 했을 때 모든 국민이 찬성한 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은 공수처가 제2의 게슈타포다. 중세 암흑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하명수사기관이 될 거란 우려를 표했다"며 "그러나 공수처가 출범한 이래 모든 국민은 그 우려가 얼마나 과장됐는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FTA나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진보 보수 양쪽에서 다 극단적인 과장을 했던 것이 지나고 보니까 확인됐다"며 "마찬가지로 언론중재법도 언론 재갈물리기라며 수없이 많은 언론에서 과장해서 극단적 경우를 사실인 것처럼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정부와 여당을 봐달라는 법이 아니다"며 "국민이 인포데믹의 위기에서 고통받고 계신데 그런 국민을 지키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권자에서 제외됐고, (법의) 시행 시기도 대선 이후"라며 "어떻게 정권 재창출용, 언론 재갈물리기, 언론 길들이기라고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언론중재법 처리는 언론개혁의 시작"이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1인 미디어 피해구제법, 포털의 사회적 책무 강화 등의 제도 개혁도 정기국회 내에 힘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언론 재갈물리기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언론은 사회적 공기다. 국민 앞에 자유 못지 않은 책임이 강하게 부여돼 있다"며 "권리에는 당연히 의무가 따르고, 권리만 얻거나 의무를 면해받으려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법안 처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야당을 향해서는 "반대만 일삼으며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늘어나는 국민 피해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며 "가짜뉴스에 피해를 입는 국민을 구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꽃피우는 데 야당도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은 평범한 시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법"이라며 "대다수 언론이 일방적으로 반대 입장만 보도해 찬성 입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공정한 언론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국민 과반수 이상은 법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 민주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외신기자와 간담회를 했다"며 "간담회가 끝난뒤 외신기자들이 설명 고맙고 오해 풀렸다는 답변을 했다. 한 내신 기자는 10년차 이하 현장 기자 중 상당수는 취재의 자유, 보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이 법이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표명했다"고도 했다.

그는 "진실이 눈앞에 있는데 소송이 두려워 침묵할 언론인은 많지 않을 것이며 눈앞의 이익 때문에 진실을 외면할 현장 기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 믿고 있다"며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은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진실을 폭로해 핍박받는 언론인이 있다면 민주당이 앞장서 보호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어제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에게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중단하라고 시위를 했다"며 "제왕적 대통령 시절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지만 매우 시대착오적이고 과거 회귀적인 정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헌법 40조를 읽어드린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입법의 계절, 홍 의원이 서야 할 곳은 바로 이곳 국회라는 점을 말한다"며 "홍 의원도 국회의원이다. 국회에서 함께 손잡고 진지하게 논의하면서 청와대에 몰려가서 이 책임을 정쟁용으로 청와대에 떠넘기려는 구태 정치는 그만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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