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률 89.8%로 총파업 가결"
"1일까지 노정 합의 안 되면 파업"
"중환자실·응급실 등에 필수인력 남길 것"
정부 "파업 개시일 전까지 추가 협의할 것"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9월 2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1.8%, 찬성률 89.8%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전했다. 조합원 5만6091명 가운데 4만5892명이 투표에 참여해 4만1191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되자 공공의료 강화, 인력 확충,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19 의료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인력 확충 등 핵심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시했다.
하지만 11차례의 노정 교섭에서 핵심요구 대부분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섭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의료노조 산하 의료기관 136곳의 조합원 5만6091명은 지난 17일 중앙노동위원회와 해당 지역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정 기한인 1일까지 노정 간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2일 오전부터 총파업 투쟁과 공동 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요구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9월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1년7개월을 버텼다. 그 전부터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을 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많은 업무들이 쏟아져 지금은 거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이런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부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행동으로 보이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는 환자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에는 국립중앙의료원과 24개 지방의료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의료원 등 29개 대형 사립대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 노조가 소속돼 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약사, 기술기능직 등 의료인력 7만7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9월2일 총파업이 시작되면 공동 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행동 때처럼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파업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추가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9월2일 예정된 파업 개시일 이전에 계속적으로 논의를 해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 가능한 부분들은 수용 가능한 대로, 당장 반영이 어려운 부분들은 중장기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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