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이탈자 중심으로 세력 형성…극단주의성향
美 본토는 아니지만 동맹국서 테러활동 이어와
연구센터 "미군 철수, IS 감시·추적 약화 우려"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자살 폭탄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IS) 호라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IS 호라산은 6년 전 아프간 동부에서 연합해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 중 하나로 급성장했다.
IS의 중앙아시아 계열은 2014년 핵심 전사들이 시리아와 이라크를 휩쓸며 자칭 칼리프(이슬람 제국)를 개척한 지 몇 달 만에 생겨났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칼리프를 전복시키기 위해 현지군과 국제군이 5년 동안 전투를 벌였다.
아프간 지부는 중세 아프간, 이란, 중앙아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지역인 호라산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에 IS 호라산, IS-K 또는 ISIS-K라고 불린다. 아프간 내에서 400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군사 작전 후 국경을 넘어 아프간으로 피신한 수백명의 파키스탄 탈레반 전사들로 시작됐다. 이들은 탈레반이 지나치게 온건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활동한다는 것에 불만을 품었고,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극단주의자들이 합류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탈레반이 미국과의 평화 회담을 진행한 것에 불만을 가진 탈레반 전사들도 이동해 규모가 커졌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이들은 이웃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운동원들, 이란의 유일한 수니파 무슬림 출신의 투르크 이슬람 당원, 중국 북동부 출신의 위구르족 회교도 당원들도 끌어들였다.
많은 이들이 탈레반이 지지하지 않는 목표인 이슬람 세계를 통합하겠다는 칼리프 건설 약속 등 극단적 이념에 끌린 것으로 보여진다.
국제전략문제연구센터는 IS 전사들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소수 시아파 이슬람 교도 등 민간인을 상대로 수십건의 공격을 행했으며 2017년 1월 이후 아프간, 파키스탄,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수백건의 충돌을 일으켜 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본토에서의 공격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중남미 동맹국들의 고질적인 위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이지만 탈레반과는 노선이 달라 적대 관계를 형성한다.
정보당국은 알카에다 전사들이 탈레반에 통합돼있다고 보고 있지만 탈레반은 IS-K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펴왔다. 탈레반 반군들은 때때로 아프간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 이슬람 국가를 격파하기 위해 미국과 미국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과 합류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한 뒤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과 2020년 평화 협상을 추진한 것은 부분적으로 IS 계열에 맞서 힘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행정부는 IS가 미국 본국에 대한 진짜 위협으로 보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웨스트포인트 테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IS를 감시하고 공격하기 위해 아프간 지상에 군 병력과 항공기, 무장드론을 배치했을 때에도 IS 무장세력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면서도 공격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미라 자둔과 앤드류 마인즈는 "이번 철수로 미군은 아프간에서의 지상공격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IS 추적 능력과 공격 계획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ABC뉴스는 "미국이 20년 만에 전투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탈레반의 지배하에 있는 아프간이 다시 서방세계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극단주의자들의 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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