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막대한 부채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는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집단(恒大集團)은 20일 전기자동차(EV) 사업부문 매각을 위해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화망(財華網)과 신랑재경(新浪財經) 등에 따르면 헝다집단은 디폴트를 막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비주력 사업의 자산 처분 일환으로 전기차 개발 자회사 헝다신능원 자동차(恒大新能源汽車)의 양도 문제를 샤오미와 교섭 중이라고 확인했다.
헝다집단은 65%의 압도적 지분을 보유한 헝다신능원에 관해 "전략적인 주주를 끌어들이려는 와중에 샤오미와 초동적인 교섭을 했다. 아직 깊은 논의에 들어가진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헝다신응원 인수에 나선 측이 샤오미를 중심으로 선전시 정부 산하 투자회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는 SNS를 통해 "다양한 자동차 메이커와 접촉하고 있지만 협업과 관련한 최종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시점에 헝다신능원의 시가총액은 125억 달러(약 14조7500억원)다. 샤오미 컨소시엄은 항다집단 보유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취득해 소수주주가 될 생각이라고 한다.
샤오미는 지난 3월 전기차 사업에 진출을 정식 발표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헝다집단은 코스트 삭감 등 견실한 경영으로 2000년대에 급성장했지만 부지 매입과 전기차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차입금을 과다하게 끌어들이면서 작년 말 시점에는 채권액이 7000억 위안 이상으로 불어나 재정위기를 맞았다.
앞서 지난 10일 헝다집단은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전기차 자회사 헝다신능원과 부동산관리 자회사 헝다물업(恒大物業) 등의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은 전날 헝다집단에 경영 안정과 채무 리스크 해소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부동산 업계의 과도한 부채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헝다집단은 20일자 성명에서 "최선을 다해 경영 안정을 유지하고 채무 리스크를 해결하겠다"며 당국의 지시에 적극 따를 방침을 분명히 했다.
헝다신능원이 홍콩교역소에 제출한 문건으로는 2021년 상반기 손식이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가까운 48억 위안(870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헝다신능원은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양산과 차량 인도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광저우와 상하이, 톈진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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