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부터 전국민 부스터샷…세계 백신 불균형 심화 우려
'더이상 美국익 없다'며 아프간 철군 강행
"바이든 행정부, 대외적 힘 한계 재며 유권자 우선시"
바이든 행정부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부스터샷을 9월 20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 3차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3억 명 넘는 미국 인구 대다수가 부스터샷을 받으면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난이 더욱 악화될 거란 우려가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구명조끼가 하나도 없는 이들을 익사하게 놔두면서 이미 구명조끼를 가진 자들에게 또 조끼를 나눠주려 한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스터샷 결정에 관한 백악관 연설에서 "다른 나라들이 1차 접종을 할 때까지 미국이 3차 접종을 해선 안된다고 말하는 몇몇 세계 지도자들이 있다는 점을 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을 돌보면서 동시에 세계를 도울 수 있다"고 일축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이날 연설에 관해 "바이든은 코로나19 부스터샷과 백신 의무접종을 독려하면서 아프간의 혼란에 대해선 침묵했다"며 카불에서 처절한 미국인 철수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그가 아프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한지 이틀만이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미군 철수를 틈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전격 장악하고 정권 탈환을 선포했다. 카불에선 미국과 서방국들의 남은 인력과 이들에게 협력해 온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아프간 연설에서는 미국의 국익이 없는 전쟁에서 기약 없이 싸우는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며 아프간 철군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재차 밝혔다.
미국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고 약속했지만 아프간 철군은 미국이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의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한다는 두려움에 떨게 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다른 분야에서도 바이든은 국제적 조언을 무시하려는 의향을 보였다"며 "올가을 모든 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한다는 발표는 1차 접종조차 하지 못한 곳들로 모든 가용 물량을 보내야 한다는 WHO의 요청에 정반대"라고 했다.
WHO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9월까지만이라도 부스터샷 도입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브래머 회장은 "바이든은 미국인을 위한 미국 대통령이 맞지만 미국 바깥의 동맹과 평범한 시민들에 대한 무관심 수준이 많은 이들을 거슬리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부스터샷과 아프간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냉정한 논리'라는 분석문에서 미국이 부분적으로 자국민 추가접종과 해외 백신 공유를 함께 수행할 수야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백신 공급량이 무한하지 않으며 많은 나라가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계산법에서 아프간 철군에 대한 바이든의 강경한 변호로 선을 죽 긋기란 어렵지 않다"며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해외에서 미국의 힘의 한계를 재는 한편 그들의 유권자를 우선시하면서 이런 방침이 역으로 자신들을 물어뜯는 일이 없길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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