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중앙은행(DAB)의 아즈말 아마디 총재 대행은 이날 연속 트윗 글로 아프간의 외화보유고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렇게 결론 내렸다.
외신 중 유일하게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디가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게 떨어진 15일 해외로 탈주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아마디는 탈레반이 외화가 어느 있느냐고 중앙은행 직원들을 닦달한다는 말을 듣고 이런 긴 트윗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아마디는 14일 기준으로 아프간 외화보유액은 90억 달러(10조3000억원) 정도이지만 거의 전액이 외국, 특히 미국에 있어 탈레반이 카불 중앙은행 금고를 탈탈 털어봐야 현금은 이의 0.1~0.2%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90억 달러의 0.2%라면 1800만 달러, 한국 돈으로 200억 원이 채 안 된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올 4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아프간 외환보유고 통계치는 94억 달러였다. 이는 총인구 3900만 명인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이라는 것이다. 3900만 명의 GDP가 300억 달러에 불과한 아프간은 미국 등 외국의 지원으로 정부 예산의 80%가 충당된다.
아프간만큼 외국 원조로 정부와 나라가 지탱되는 국가는 많지 않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아도 이 점은 당분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탈레반 새 정부의 대외 관계 전망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아마디 중앙은행 총재대행은 거의 모두 해외에 있는 아프간 외화보유고 중 70억 달러가 미국 연방중앙은행 FED 뉴욕은행에 유동자산으로 들어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해마다 30억 달러를 아프간 정부에 지원하면서도 이를 한꺼번에 주지 않고 수 주일 단위로 달러 현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트윗에서 아마디는 13일(금) 이틀 뒤에 올 예정인 달러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통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때는 카불이 탈레반에 떨어지기 이틀 전으로 34개 주 중 20개 이상의 주도가 함락된 상황이었다. 미국이 달러를 주지 않을 결정을 내린 것을 보니 이때 벌써 미국이 탈레반의 완전 득세를 이미 예상했던 것 아니냐고 아마디는 쓴소리를 하고 있다.
다음날 14일(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에게 가서 이 사실을 보고했고 가니 대통령이 저녁에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달러 수송을 부탁해 원칙적인 동의를 얻어냈다고 아마디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15일(일) 오전 탈레반이 카불 4대 출입문에 당도했고 저녁에 가니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다. 아마디도 이때쯤 빠져나간 것 같다.
물론 수 주간 분의 미국 달러 지원금은 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날 저녁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내 아프간 정부 자산을 전액 동결시켰다. 그래서 카불 중앙은행 내 아프간 국고 금고 안에는 잘해야 200억 원 뿐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이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망가면서 차 4대에 현금을 가득 싣고 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방의 유력 언론 매체 중에서 이 기사를 인용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러시아가 믿거나 말거나 한 번 흘려본 헛소문일 수 있다.]
아마디 총재는 자신을 비롯해 아프간 중앙은행 직원 그 누구도 아프간 국고를 뒤로 빼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 주간 분의 달러 현금이 정기적으로 배달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국고는 외국 금고 안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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