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구속영장 발부 이후 처음 공개 석상 모습 드러내
구속영장 집행 아직…"노동자 문제 해결시 구속 응할 것"
경찰, 구속영장 집행 시도했으나 일단 철수…구속 초읽기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찰 조사에 응했고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무조건 구속 수사하겠다는 상황은 많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위원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이후 공개된 자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경찰은 아직 구속영장 집행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양 위원장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통신사실확인자료(통신영장)를 신청하는 등 구속영장 집행 절차에는 착수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저의 인신의 구속은 예정돼 있다. 시기의 문제"라며 "법이 정한 우리 사회의 틀을 비켜가지 않을 것이다. 회피할 수 없는 문제이고 회피해서도 안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장 노동자들의 절박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저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11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지난달 3일 야외에서 집합 집회를 강행한 것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워낙 절박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절박한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법과 제도에 따라 신변 문제를 판단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지 않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다양한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선다면 사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민주노총은 10월20일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23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총파업 투쟁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자 문제가 해결된다면 총파업 투쟁을 철회할 의지도 있음을 재차 밝혔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전날이라도 총파업을 멈출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정부와 논의 과정이 이뤄지고 결과물이 나온다면 총파업 투쟁을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경찰이 올 것이라 생각을 못했다"면서 "노동자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것에 위원장 역할을 집중할 것이다. 당장 오늘 구인을 위해 온 경찰과 만나거나 구인에 협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건물은 경향신문 소유로, 일단 이날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지참하지 않아 민주노총 측과 1시간 가량 대치하다 철수했다.
그러나 경찰은 절차에 따라 구속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 위원장 구속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예상된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 머물면서 대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주최 측 추산 8000여명이 참석한 7·3 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달 경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조사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던 양 위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약 5시30분간 조사를 받았다.
양 위원장은 구속영장 청구 전 검찰 면담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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