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급한 철수' 대신 아프간 지도층 비판
AP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는 나토 대사 회동에서 "아프간의 정치 지도자들이 난국과 역경을 맞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지 못했고 그 결과로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비극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미군이 2001년 12월 아프간을 침입해 탈레반을 축출할 때 서방 여러나라가 지원했으며 2003년부터는 나토가 아프간전 다국적군을 이끌었다. 그러나 아프간전은 다국적군 총 전사자 3500명 중 2500명을 차지한 미군이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이날 회동에서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공세 앞에 아프간 군이 몰락 붕괴한 것을 언급하며 "충격적으로 너무나 빨리 무너지고 말았다"고 말한 뒤 "여기에는 나토가 깨우쳐야 할 교훈이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군과 미군은 2013년 말 아프간 전쟁의 작전 임무를 종료하고 탈레반과의 전투를 아프간 군경에 넘겼다. 공습과 훈련 등 간접지원 임무만 하는 미군 1만3000명 및 나토군 7000명만 잔류하고 본군은 철수했다.
이 아프간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미국은 20년 동안 10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탈레반의 34개 주 주도 점령 공세가 시작되자 아프간 군은 별로 싸우지도 않고 도주하거나 항복했다. 미군이 7월 초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전격 철수해 공군 지원이 끊기는 등 미군의 뒷배가 없어지자 전의를 상실한 것이다.
그러나 나토 사무총장은 미군의 성급한 철수보다는 탈레반 수도 진격에 해외로 도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비롯 주민 피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아프간 병사들에게 탈레반과 싸우지 말 것을 종용한 주지사 및 탈레반과 진즉 타협한 지방 군벌 등을 군대 몰락의 원인으로 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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