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치누크 헬기로 대사관서 직원 탈출
고립된 상황서 유일한 탈출 수단은 헬기
카불 공항 미군 통제하는 점은 유일 위안
46년 전 사이공서도 헬기 탈출행렬 이어져
미군이 카불에 있는 대사관을 버린 채 탈출하면서 월남 패망 당시 '사이공 탈출'을 떠올리게 하는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헬리콥터로 사람을 실어나르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된 지난 15일 미국 대사관으로 대형 헬리콥터 CH-47 치누크가 날아들었다. 대사관 직원들은 이 헬기를 타고 탈출했다. 미국 정부는 당초 4200명을 17일까지 대피시킬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급박해지자 긴급 헬기 탈출로 작전을 변경했다.
46년 전인 1975년 4월29~30일 베트남의 사이공(현 호찌민)이 함락될 때도 헬기 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당시 북베트남군의 포탄이 사이공 공군기지까지 도달하자 미국은 비행기 탈출을 포기하고 헬기에 사람들을 태워 남중국해에 있던 미군 항공모함까지 이송했다.
헬기는 최대 수용 인원을 태우고 해안에서 32㎞ 떨어진 미국 해군 함대를 향해 날아갔다. 함정 40척을 오가는 헬기 왕복 운항은 사이공 대통령궁이 함락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카불은 사이공에 비해 헬기 비행거리가 짧은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카불 국제공항도 아직 미군 통제 아래 있다. 현지에서 날고 있는 CH-47 헬기는 33~55명의 완전 무장 병력을 태울 수 있다.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은 더 많이 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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