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태어난 아기들, IQ 더 낮다" 美연구

기사등록 2021/08/13 13:20:00

'집콕'으로 외부 상호작용 줄면서 영향

[오하이오=AP/뉴시스]지난해 4월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조부모들이 문을 사이에 두고 갓 태어난 손주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1.08.1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태어난 영유아의 언어, 운동 및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이전 출생 아이보다 현저하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은 최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거주 영유아 6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 1월 이전 출생 308명,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3월 출생 176명, 지난해 7월 이후 출생 188명의 인지발달 등을 측정했다.

미숙아나 발달 장애 아동은 없었으며, 대부분 백인 가정 출신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10년간 3개월~3세 아이 평균 지능지수(IQ) 점수는 100점을 맴돌았지만, 연구 결과 대유행 기간 출생한 아이들의 평균 점수는 78점으로 떨어졌다.

낮은 사회경제적 계층 가정의 경우 점수가 특히 더 낮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외출이 제한되고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부 사회와 상호작용이 줄어든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어린이집, 학교, 놀이터 등이 문을 닫으면서 부모들이 재택근무와 육아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논문 책임저자인 브라운대 숀 디오니 소아과 부교수는 "인지 발달 장애를 제외하곤 이런 현상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집 안에서 자극이 제한적인 한편,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은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낮은 인지 점수가 장기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다만 생애 초기 몇 년이 인지 능력 기초를 쌓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성장한 이후 발달 정도를 교정하는 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미국 내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인 만큼, 미국 다른 지역이나 전 세계 빈곤 지역에서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테런스 스티븐슨 교수는 "부모들이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일 것"이라며 "저소득 계층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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