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왜 정부가 책임지나"…당내 비판
"일자리 뺏는 최저임금 범죄"엔 與 맹공
'강한 메시지'와 '설화 빌미 제공' 딜레마
캠프 관계자 "판사 성향 벗어가는 과정"
최 전 원장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의 강연자로 나서 "현재 정부의 목표 중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나. 그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세제와 국민연금에 관해 묻자 "지금 국민연금은 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답하며 나온 발언이었다.
최 전 원장은 해당 발언의 문제 소지를 인식한 듯, 다음 질의에 대한 답에 앞서 "국가가 국민들이 자기 역량을 발휘해서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뒤쳐지는 국민들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해야 된다. 그 부분에 대한 국가 책임은 소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내 대권 경쟁자인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보수"라며 "국민에 대한 정부 책임을 부정하는 분이 과감하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것이 의아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역설적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양산했다"며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방의 일자리,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저임금은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국가개입 정책"이라며 "대안이라고 내놓은 최저임금 차별도, 비수도권 국민은 수도권보다 싼값으로 취급받는 것이 과연 헌법정신에 합당한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법관으로만 32년을 보낸 최 전 원장은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이나 홍준표 의원에 비해 신중한 언행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혀왔다. 전날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에서도 화법에 대한 주문이 나왔다.
배준영 의원은 "굉장히 말씀을 아끼시는 것 같다. 작년에 예결위원회에서 (감사원장으로서) 봤을 떄는 소신 있는 발언을 자신 있게 하셨는데"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승재 의원은 "거칠더라도 간단명료하게 메시지가 나가야 되는 부분도 있다. 너무 신중하게 말씀하다 보면 좀 약해 보인다는 모습도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최 전 원장도 이를 수용해 화법을 바꿔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초선의원들의 주문에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답했다. 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완전히 확신을 가지지 않으면 좀 보류하는 성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선명하게 답변을 하려고 한다"며 "판사 성향을 벗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결국 '강하고 명확한 메시지' 필요성과 '설화의 빌미 제공' 사이의 딜레마 상황에 놓인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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