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도입, 2분기→7월→8월 미뤄
50대 접종 기존 모더나→화이자 추가
아스트라제네카 연령 재조정 가능성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모더나 공급 차질로 인해 8월 공급 일정이 조금 변경됐으나 현재로서는 9월 말까지 국민 70%의 1차 접종과 11월 말까지 2차 접종 완료 목표는 차질 없이 진행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백신 부족으로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사회의 우려와는 동떨어진 시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수 차례 접종계획이 수정된 상황에서 '주력 백신'으로 발표한 모더나 백신이 공급되지 않으면 11월 집단면역 달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방접종과 관련해 이미 몇 차례 발언을 뒤집은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이 모더나 최고경영자와의 화상통화를 통해 올해 2분기 백신 2000만명 분량(4000만회분)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3분기 접종 예정이었던 것을 2분기로 앞당기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로 2분기에 들어온 물량은 115만2000회분에 불과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4월 국회에 출석해 하반기부터 모더나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답해 사실상 수급 차질을 인정했다.
당시 정부는 7월 공급 연기된 196만회분을 포함, 모더나 백신 1046만회분이 8월 중 국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50대 접종에 화이자를 미리 끌어쓰면서 이달 말 시작될 18~49세 접종에 모더나를 보충해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더나 비중을 높이는 계획이 불가능해지면서 '백신 돌려막기'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교차접종 시행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당초 교차접종 가능성을 일축하며 동일백신 접종 기조를 유지하던 정부는 6월 말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접종 방안을 내놨다. 6월 말 들어올 예정이던 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83만회분의 도입이 7월 이후로 늦춰진 데 따른 것이다.
방문돌봄 종사자, 의원급 및 약국 종사자, 만성신장질환자, 사회필수인력 등은 2차 접종 직전에서야 교차접종 사실을 통보받았다.
접종 연령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 청장은 9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으로 백신 수급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며 전문가 자문 그리고 예방접종 심의위를 거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라고 했다.
세계적인 백신 부족으로 어쩔 수 없더라도 정부가 상황을 안일하게 인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확한 상황을 국민에게 전달해야 백신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전체적인 로드맵을 잘 설명하면 국민들도 믿고 따를 수 있다. 그때그때 정책이 달라지니 더 불안한 것"이라며 "백신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맞기 직전에 바뀔 수 있다고 하면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1·2차 접종간격을 4주에서 6주로 한시적으로 늘렸으나 백신 수급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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