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수급·접종일정 변경에 시민들 '분통'…휴가·결혼식·약속 줄줄이 연기

기사등록 2021/08/10 11:39:15

모더나 백신수급 지연…2차 접종 간격 4주→6주 연장

시민 불만 지속…'케이방역이라는 말로 국민 수렁"

휴가철 맞은 시민들 계쵝 차질 빚어..."낼 부산여행 가는데..."

[청주=뉴시스] 강종민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8월 도입(850만 회분)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이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절반 이하만 공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2021.08.09.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정부의 모더나 백신 수급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일반 시민들은 휴가·결혼식 일정을 연기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외 타지역에서도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면서 휴가철을 맞이한 시민들의 불만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모더나 사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로 8월 계획된 백신 공급 물량의 절반 이하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권덕철 범정부 백신도입TF(태스크포스) 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모더나 사는 백신 공급 문제가 전 세계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해 우리 측에 사과하고, 한국에 약속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달했다.

정부가 올해 개별 계약한 모더나 백신 물량은 4000만회분(2회 접종 2000만명분)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 11만2000회분에 이어 7월 104만회분, 이달 7일 130만3000회분 등 하반기 234만3000회분까지 총 245만5000회분이 들어왔다.

앞서 모더나는 7월에도 '생상 차질 문제'로 7월 말 물량 공급 시기를 8월로 늦췄다. 이달 7일 들어온 130만3000회분은 7월 공급 지연 물량인 196만회분 중 일부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부터 2차 접종이 예정된 mRNA 백신 1차 접종자는 접종 간격이 종전 4주에서 6주로 연장된다. 지난달 26일 접종을 시작해 8월 2차 접종이 예정된 55~59세 포함 50대 약 194만7000명 ▲사업장 자체 접종 18만4000명 ▲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 2회차 41만명 등은 9월5일 이후로 2주씩 2차 접종일이 미뤄진다. 2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지역아동센터·다함께 돌봄센터 등 직원 2만4000명 2차 접종도 9월5일 이후로 바뀐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시는 오는 10일 0시부터 22일 24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고, 부산 7개 해수욕장을 모두 폐장하기로 결정했다. 폐장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일시 폐장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2021.08.09. yulnetphoto@newsis.com
일반 시민들은 백신 접종 일정이 변경된 데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 백신 관련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은 "왜 제조사에서 권장하고 있는 접종 주기는 무시하고 6주로 연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댓글에는 "한국이 38개 OECD 국가 중 백신 접종 완료율 꼴지라고 발표했다. 의학적으로 백신이 정답인데 케이방역이라는 말로 국민을 수렁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자체에서도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면서 휴가철을 맞이한 시민들은 여러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낼 부산여행 가는데..."라며 휴가철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암시했다. 현재 부산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하고, 관내 7개 해수욕장을 모두 일시 폐장했다.

휴가철을 맞아 지리산으로 여행을 다녀온 한 시민은 "4인 가족이 여행을 갔지만 6시 이후에는 돌아다니기 어려웠다"며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여행도 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누가 신고할까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다음 달 1일까지 2주간 사적 모임이 4명까지만 허용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예식장에서 강남구청 직원이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 다중이용시설 현장점검에 나선 가운데 예식홀에는 테이블마다 착석 표시를 해놓고 있다. 2020.08.29. kmx1105@newsis.com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직접 정책 등을 제안하는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에는 '결혼식 규제를 형평성에 맞게 완화해달라'는 민원이 연일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종교시설의 경우 종교시설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수치에 형평성 문제 제기로 인해 최대 99명 허용으로 바뀌었다. 예식장도 동일한 잣대와 기준으로 조정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예식장의 경우 야외 예식, 200~300평 이상의 넓은 홀 등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홀이 있다. 이를 구분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양가 합쳐 49인 입장은 아무런 방역 근거에 맞지 않고, 타 시설과 비교해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왜 결혼식 방역 지침에서 오는 피해 100%는 고스란히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전가하는 모양새가 됐냐"며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코로나19 시국에 결혼을 진행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피해를 떠안게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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