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아버지 "더 엄한 벌 내려 경종 울렸어야…그러질 못해"
전미경 전 선수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다"
시민단체 "엄벌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지금 결과는 실망스러워"
최영희 씨는 9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법 정문 앞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족 입장에서는 판결이 너무나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1심과 같은 판결이 나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유족 입장에서 아쉬운 판결이다. 더 엄한 벌을 내려 경종을 울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저를 도와 노력해준 주위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며 숙현이의 고귀한 뜻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말을 마쳤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였던 전미경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도 "정말 긴 시간이었고 힘들었다"며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도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선수 철인 최숙현을 기억한다"며 "죄를 밝혀달라는 고인의 뜻은 이뤄졌지만 우리는 오늘 판결과 지난 7월 있었던 안주현 운동처방사에 대한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체육계 폭력에 대한 경종의 차원에서라도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지금의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체육계 현장은 더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체육계 폭력을 뿌리 뽑고 피해를 고발한 선수들에 대한 보복행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경주시장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피해선수들에게 사과하라"며 "문화체육관광부도 체육계 폭력을 고발한 선수들에 대한 보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해 6월 감독, 동료 선수 등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바 있다.
앞서 대구고법 제1-1형사부(고법판사 손병원)는 이날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규봉 전 감독 등 3명의 항소심에서 김 전 감독에게 징역 7년, 장윤정 전 주장에게 징역 4년, 김도환 전 선수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다른 가해자인 안주현 운동처방사는 지난달 22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7년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