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진산 무등산 원류, 장불재 밑 관목숲 사이서 시작
마르지 않는 용추계곡 가뭄때 마다 '기우제'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신이시여, 우리의 바람을 들어주소서.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합니다만
가뭄의 신이 방자하게 그 구름을 내쫒습니다.
땅에는 곡식을 심을 수 없습니다.
(중략)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그래서 이렇게 용추까지 올라왔습니다.
아무쪼록 이 정성을 두루 살피시소서.
그리고 하루 빨리 비를 내려주시옵소서."
조선 효종때 호남선비들의 사표였던 박광후(1637~1678)의 `용추 기우제문' 중에 용추계곡이 나온다.
용추계곡은 무등산 남쪽 자락, 지금의 광주 동구 용연동에 있다. 예로부터 이 계곡은 심한 가뭄이 들어도 마르는 일이 없었고 가뭄때 마다 고을 원님이 행차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현재는 계곡 안에 용연저수지와 용연정수장이 들어서 있다. `용연(龍淵)'은 일반적으로 물의 신, 용이 살던 곳으로 예사롭지 않은 이름이다.
광주천의 발원지는 용추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무등산 장불재 아래 샘골이 있다. `광주의 기록자' 박선홍 선생의 `광주 1백년' 에는 `예향의 젖줄 광주천' 편에 "광주의 진산 무등산을 원류로 하는 광주천은 장불재 밑, 관목숲 사이의 샘골에서 발원하는데 이곳은 언제나 물이 마르지 않았다. 이 물은 용추계곡을 흘러 제2수원지로 모였다가 광주천의 주류를 이루고…"라는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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