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화(32·LH)는 7일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해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후배 전웅태(26·광주시청)가 한국 근대5종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뒤이어 정진화가 이름을 올렸다.
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경기를 모두 소화해 점수를 합산해 메달을 가리는 종목이다.
정진화와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선수들이다.
정진화는 세계랭킹 1위를 해 본적도 있었지만, 올림픽 메달은 없었다. 어느덧 나이는 32세가 됐다.
꿈이 현실로 되는 듯 했다. 승마에서 무결점 경기를 펼친 정진화는 중간랭킹 2위에 올랐다. 당시 전웅태는 4위였다. 동반 메달도 가능해 보였다.
전웅태와 정진화는 레이저 런(사격+육상 복합)에서 2, 3위를 달리기도 했다. 전웅태는 3위를 지켰지만, 정진화는 4위로 밀렸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정진화는 동생 전웅태가 동메달을 목에 걸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내 앞에서 달린 선수가 전웅태라서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진화는 경기를 마친 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훈련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힘들었던 순간들이 다 생각났다. 동생이 동메달을 따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4위 만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국 4위의 주인공이 내가 됐다. 웅태와 함께 시상대에 서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다른 선수 등이 아닌, 웅태의 등을 보면서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진화는 "오랫동안 부상을 안고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오늘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뛰었다"며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내 자신에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근대5종에 매력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보시다시피 바로 이런 게 근대5종이다. 순위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10위에 있던 선수도 메달을 딸 수 있는 게 근대5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 대해 "한국에 돌아간 뒤 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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