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정식품' 발언으로 또 구설…"박근혜도 부정식품 사회악 규정"
대선후보들도 맹폭…"독약은 약이 아냐" "생명·건강에 위험한 인식"
민주당은 '주 120시간 근무'에 이은 잇딴 설화를 부각시키며 윤 전 총장을 '망언 프레임'에 가두기 위해 총공세를 펴는 모습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이 분이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을 싸게 먹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도 부정식품을 사회의 악으로 규정하고 단속했는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 후보라서 그런지 불량식품에 대해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모든 국민이 좋은 식품, 건강한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정치의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국민생명을 좌우하는 식품안전 기준을 불필요한 규제, 국민 선택권을 제한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천박함에 깜짝 놀랐다"며 "윤 전 총장이 자랑스럽게 말한 공권력 발동을 제어했다는 것은 검사 시절 국민 건강과 생명을 도외시했다는 자백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윤 후보는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에 배급된 단백질 양갱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냐"며 "대선후보 윤 전 총장은 미래비전은 없고 국민 앞에 오만한 불량 대선후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독약은 약이 아니다"라며 "G-8의 국력을 인정받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썼다.
이 지사는 "없는 사람들은 '주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그 아래 것을 먹는' 그런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그의 위험한 인식을 드러낸다"며 "선택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건강권을 경시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에 주120시간 까지 일을 시킬 수 있는 자유를 주고 가난한 사람들은 상태가 의심스러운 음식을 선택할 자유를 준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냐"며 "'없는' 사람은 위험할 수도 있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말이 2021년에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량후보 다운 불량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하면 대충 먹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 측은 김정현 공보단장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 기본권에 대한 소양이 이 정도로 수준미달일 줄은 몰랐다"며 "자신의 정책과 철학을 국민들께 설명해야하는 대권주자로서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어휘구사력도 매우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시장경제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걸 좀 알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지 말라'며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권한 일화를 전했다.
윤 전 총장은 "프리드먼은 '그보다 더 아래도 정말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이런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햄버거 50전짜리를 팔며 위생·퀄리티는 5불짜리로 맞춰놓으면, 소비자한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전날 청년 싱크탱크인 '상상23'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우리나라는 농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략 농산물 비축, 경자유전(耕者有田) 등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에 갇혀 있고 법도 그런 식으로 돼 있어 농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농업인에게만 농지의 소유와 이용을 가능케 한 경자유전 원칙이 스마트팜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부동산 투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농지투기를 합법화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경자유전을 쓸데없는 규제로 규정하는 것은 정말 무식하기 짝이 없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4월 언론을 통해 불거진 장모의 농지투기 의혹 사건과 경자유전 비판이 혹시 관련 있지않은가 의심된다. 당시 장모쪽 변호사가 현재 윤석열 캠프 법조팀에 있다고 하니 경자유전을 풀어야 한다는 것은 농지투기를 자유롭게 허용하자는 말로 들린다"며 "LH사태를 망국적 범죄라고 비판한 바 있으면서 정작 그 핵심인 농지투기에 대해서는 경자유전 원칙을 풀어야한다고 하니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1일1망언에 걸맞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과 함께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견제도 이어졌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최재형씨는 일자리를 없애는 최저임금은 범죄와 다름없다고 했다. 경제를 총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일평생 판결문과 공소장에 갇혀 살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제대로 된 정치적 식견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자명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lea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