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이어 2회 연속 8강에서 고배
이동경 멀티골 활약했으나 수비 무너져…와일드카드 싸움 완패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이동경(울산)의 멀티골 활약에도 불구하고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에 3-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홍명보(울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후 9년만의 올림픽 메달 도전은 2024 파리올림픽으로 미뤄졌다.
또 손흥민(토트넘)이 뛰었던 2016 리우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0-1 일격을 당한데 이어 2회 연속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B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멕시코 특유의 흐름과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 공격 라인을 막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멕시코의 첫 번째 골과 두 번째 골 모두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기록하며 3골 1도움을 합작했다.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당초 와일드카드로 함께 할 예정이었던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합류 불발이 아쉬움을 남겼다. 소속팀이 대표팀 차출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이 올림픽 축구에서 멕시코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3승2무로 우위에 있었다.
멕시코는 브라질-이집트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 감독은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친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에 세우는 4-2-3-1 전술을 꺼냈다.
김진야(서울),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이 2선에서 지원했고, 김진규(부산), 김동현(강원)이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설영우(울산), 정태욱(대구), 박지수(김천), 강윤성(제주)이 자리했다. 송범근(전북)이 골문을 지켰다.
초반부터 멕시코 특유의 흐름이 날카로웠다.
전반 12분 먼저 골을 허용했다. 알렉시스 베가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로모가 머리로 연결했고, 이를 마르틴이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도 응수했다. 전반 20분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해 멕시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멕시코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제골의 도우미 로모가 전반 30분 베가의 패스를 받아 트래핑 이후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이때까지 멕시코의 2골 모두 와일드카드에게서 나왔다.
멕시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반 39분 페널티킥을 앞세워 1-3으로 달아났다.
강윤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반칙이 선언됐고, 코르도바가 페널티킥을 가볍게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45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이동경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려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1-3으로 뒤진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동현, 김진규, 강윤성을 빼고 권창훈(수원), 엄원상(광주), 원두재(울산)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추격의 동력으로 삼기에는 실점이 너무 빨랐다. 멕시코는 후반 9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마르틴이 헤더로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했으나 정상적인 플레이로 인정됐다.
이어 코르도바가 후반 18분 다섯 번째 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김 감독은 답답한 듯 마스크를 내리고 경기를 바라봤다. 후반 26분 이강인(발렌시아)을 투입했지만 전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멕시코는 후반 39분 교체로 들어온 아기레가 한 골 더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추가시간 황의조가 코너킥에서 헤더로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멕시코를 따라잡지 못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