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싸웠다]눈물 흘린 강채영 "파리에선 더 강해져 돌아올게요"

기사등록 2021/07/30 15:55:42 최종수정 2021/07/30 16:45:48

단체전 9연패 후 개인전 8강서 아쉬운 탈락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강채영이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8강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오시포와의 경기에서 점수가 좋지 않아 아쉬워 하고 있다. 2021.07.30. myjs@newsis.com
[도쿄 서울=뉴시스] 박지혁 안경남 기자 = 한국 여자양궁 '맏언니' 강채영(25·현대모비스)이 2020 도쿄올림픽 개인전 8강 탈락 후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강채영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8강전에서 엘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세트 점수 1-7(28-28 25-29 26-27 27-29)로 패했다.

이로써 강채영은 여자 단체전 금메달 1개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다.

경기 후 강채영은 "진짜 많이 아쉬운 것 같다. 저는 잘 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10점이 안 들어간 게 제일 아쉽다"면서 "10점이 들어갈 것 같았는데, 8점이나 9점을 쐈을 때 제일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개인전은 선수들이 혼자서 3발을 쏘기 때문에 실력이 평준화됐다. 세트제라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채영은 지난 2016년 4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3위까지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당시 선발전이 열린 대전 LH연수원에서 올림픽 참가가 무산되자 강채영은 큰 울음을 터트렸다. 3위 장혜진(LH)과 차이는 불과 1점이었다. 동료들은 강채영을 감싸 안았다.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강채영이 30일 오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16강 터키 아나괴즈와의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2021.07.30. myjs@newsis.com
장혜진은 리우 올림픽에 나서 2관왕에 올랐다.

강채영은 그로부터 5년을 절치부심했다. 2017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 대회 2관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로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1년 미뤄지면서 두 차례나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올림픽 꿈을 이뤘다.

강채영은 "8강에서 떨어져 그 5년의 시간이 많이 아쉽다. 또 끝나자마자 든 생각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올림픽 한번 뛰었으니까, 다음 파리올림픽은 잘 할 수 있다. 나가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에 코로나19가 한참 생겼다. 선수촌에서 훈련도 못 하고 웨이트도 못 해서 자세가 기술적으로 틀어졌었다. 잡으려 해도 잘 안 됐다. 그래도 평가전을 1등으로 잘 마쳤지만, 이후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제가 원한 기술적인 게 없었다. 확실한 포인트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을 자신의 "터닝 포인트"라고 말한 강채영은 "올림픽을 갔다 온 것만으로도 삶이 바뀐다. 남아 있을 올림픽과 내년에 있을 아시안게임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준비하겠다"며 "그래도 단체전 9연패를 이뤘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강채영이 30일 오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16강 터키 아나괴즈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2021.07.30. myjs@newsis.com
2024 파리올림픽까진 3년이 남았다. 강채영은 "도쿄올림픽이 미뤄지면서 한창 좋았을 때만큼 몸이 좋지 않았다. 앞으로 3년을 다시 강한 강채영으로 돌아와서 파리올림픽 때 제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여자부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그런 얘기를 안 하는 편이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최근 안산의 숏컷을 두고 페미니스트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강채영은 마지막으로 무관중이 경기력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좋은 영향을 줬다. 관중이 있으면 조금 더 긴장할 수 있는데, 관중이 없고 응원해주는 관계자분들만 있어서 힘을 얻고 경기에 집중해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은 경기 후 아쉬워하는 강채영을 찾아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강채영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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