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만에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 올라 메달 획득
아시아 선수로는 69년 만에 자유형 100m 메달
황선우(18·서울체고)는 29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를 기록해 5위에 올랐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황선우는 아시아 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952년 헬싱키 대회의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에 아시아 선수의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메달 획득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69년 만에 아시아 선수의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최고 성적을 거뒀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다니 아쓰시(일본)가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해 7위를 차지한 이후 64년 동안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적은 없었다. 황선우가 이번 대회에서 65년 만에 해냈다.
1973년 시작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는 2015년 카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닝쩌타오(중국) 뿐이다.
이는 세계주니어신기록이기도 하다. 안드레이 미나코프(러시아)가 지난해 10월 수립한 47초57을 넘어섰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1분44초62)에 이어 자유형 100m에서도 세계주니어기록 보유자가 됐다.
황선우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아시아 수영에 '황선우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렸다.
최근까지 아시아 수영은 박태환(32)에서 쑨양(30) 시대로 이어졌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아시아 수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박태환이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쑨양이 은메달을 땄다.
박태환, 쑨양의 등장 이후 둘의 라이벌 구도가 수 년 동안 이어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는 쑨양이 금메달을, 박태환이 은메달을 땄다.
박태환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쑨양이 아시아 수영을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따 2관왕에 등극한 쑨양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등을 차지했다.
쑨양은 도핑 검사 방해 혐의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재심에서 4년 이상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이번 도쿄올림픽에 오지 못했다.
박태환과 쑨양의 주종목은 중장거리였다.
황선우는 또 다르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들이 약세를 보이던 단거리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영 단거리에서는 레이스 운영 능력이나 지구력보다 폭발적인 힘이 기록을 좌지우지 하기에 신체조건이 나은 서양 선수들이 유리하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자유형 50m에서도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적은 없었다.
세계적으로도 경쟁이 심해 아시아 선수들의 힘을 쓰지 못하는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가 혜성처럼 나타나 아시아 선수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황선우는 아직 만 18세, 도쿄올림픽에 앞서 나선 국제대회도 많지 않다.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그에게 도쿄는 시작점일 뿐이다.
시작부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시아 수영에 '황선우의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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