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딸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했다'며 기존 증언을 번복한 딸의 고교 동창 진술 내용을 항소심 재판부에 의견서로 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지난 26일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엄상필·심담·이승련)에 제출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딸의 친구 장모씨 증언 관련 내용을 정 교수 재판부도 알아야 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이자 조 전 장관 딸의 한영외고 동창 장씨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상연·장용범)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업무방해 등 혐의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서 "세미나장에서 본 기억은 없지만, 영상 속 여학생은 딸 조씨가 맞는 것 같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 전 장관 딸 조씨는 사형제도 세미나에 분명 참석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정 교수와 공모해 2009년 5월1일~5월15일 동안 딸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으로 활동한 사실이 없음에도 인턴십 확인서를 허위 발급해 서울대 의전원 지원 당시 제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인턴십 확인서에는 2009년 5월15일 개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를 딸 조씨가 준비하며 인턴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정 교수가 홀로 받는 재판에서도 주된 쟁점 중 하나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측은 수사 과정에서부터 세미나 동영상을 제시하며 영상 속에서 나오는 여학생이 딸 조씨이므로 실제 인턴십을 한 것이기 때문에 허위 확인서를 발급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앞서 판단이 내려진 정 교수 1심은 "다른 사람이고, 영상 어디에도 딸 조씨의 모습은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1심은 장씨가 '딸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고, 해당 영상 속 여학생도 조씨가 아니다'고 한 진술을 신빙성 있다고 봤다.

정 교수 측은 이같은 유죄 판단을 뒤집을 근거로 장씨의 진술 번복이 유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 교수의 항소심은 이미 변론이 종결되고 내달 11일 선고를 앞두고 있어 실제 이를 근거로 판단이 뒤집힐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검찰도 반박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가 '사진을 보니 딸 조씨가 맞는거 같아 세미나에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것이지 진술이 크게 번복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세미나) 참석이 확정됐더라도 인턴십 확인서에는 거의 영향을 안 줘서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딸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와 무관하게 인턴십 확인서는 허위로 발급한 것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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