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국장 "3·4분기 0.7%씩 성장하면 연간 4% 성장 가능"
1분기 1.7% 이어 2분기 0.7% 성장..연간 4% 성장 가능 페이스
3분기 코로나 대유행 영향이 관건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우리나라가 올해 2분기(4~6월)에 0.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4.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초 본격화된 코로나19 4차 유행이 향후 성장률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한은은 올해 나머지 분기별 성장률이 0.7%씩 나온다면 전망치 4.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75조7625억원으로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9%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1분기(-1.3%)와 2분기(-3.2%)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1%), 4분기(1.2%)에 이어 올해 1분기(1.7%)까지 3분기째 성장세를 이어간 바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4%로 상향 조정했으며, 지난달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1.7%로 집계하면서 2~4분기 분기별 성장률이 0.6%대 후반이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7%를 기록하면서 올해 전체 성장률 4%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7∼12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4.2%의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은 바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7%씩 성장하면 한은 연간 전망치 4.0% 달성이 가능하다"며 "만약 3분기에 0.7%보다 0.2%포인트 내려간 0.5%의 성장률이 나오면, 4분기에 0.7%보다 0.4%포인트 오른 1.1%가 나오면 연간 전망치 4.0%가 나온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추이가 향후 성장 경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는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교육서비스의 가동이 멈췄지만 온라인 교육 등으로 대체돼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습효과로 인해 코로나 4차 유행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고, 특정 부문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대면 서비스 중에서도 교육서비스, 이미용 분야의 충격은 적고, 음식·숙박·오락·문화 서비스에 코로나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박 국장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성장률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14조9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과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며 "2차 추경 규모는 34조9000억원으로 1차 추경의 2배가 넘는다. 따라서 2차 추경의 효과는 이것(0.1%포인트~0.2%포인트)보다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 성장세를 이끈 것은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다.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 전환하고 설비투자는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늘어 3.5% 증가했다. 민간소비의 증가율은 2009년 2분기(3.6%) 이후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가 전분기 대비 3.5% 증가하면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2008년 4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고, 그걸 회복하는 과정에서 민간소비가 2009년 2분기에 크게 늘었다. 그 때 이후로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1.6% 포인트였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영향은 이번 2분기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GDP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영향이 어느정도일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달려 있다"고 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수출은 자동차, LCD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으며, 수입은 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늘어 2.8%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을 이끈 것은 민간 소비와 정부소비"라며 "민간소비가 가장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민간소비 중에서도 대면서비스가 많이 위축됐는데, 2분기 이후에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소비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대면서비스 부문이 많이 회복됐고, 정부소비도 많이 기여했다"며 "2분기에 추경(추가경정예산)이 많이 집행됐고, GDP에 플러스요인이 된 것은 맞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은 관계자는 "추경은 정부소비가 아니라 민간소비의 큰 폭(3.5%) 증가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며 "돈의 흐름만 보면 추경은 정부에서 민간 부분에 현금을 쥐어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만 보면 수출이 전기대비 감소한 게 맞는데, 그 전을 보면 3개 분기 연속으로 많이 증가했다"며 "이미 크게 몇 번 증가한 이후에 2분기에 2.0%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수출을 부진이라고 보는 건 어렵다"고 했다.
박 국장도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레벨 자체가 높아졌다가 주춤해졌는데,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의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내수와 수출에 안 좋은 흐름이 있었는데, 6월부터 그 충격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건설업 등이 감소 전환했으나, 서비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13.6% 감소했고 제조업은 운송장비 등이 줄어 1.2%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이 줄어 3.5% 감소했으며,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4%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운수업·문화·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1.9% 증가했다.
2분기 실질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0.6% 감소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7%)을 하회했다. GDI란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 GDP에 환율·수출입 단가 등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더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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