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는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576점을 기록, 15위에 머물러 본선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주종목 50m 권총만큼은 아니지만, 10m 공기권총도 진종오가 올림픽 메달과 연을 맺었던 종목이었다.
진종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땄고,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10m 공기권총에서도 그의 목표는 '메달'이었다. 혼성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50m 권총이 빠지는 바람에 진종오가 출전하는 개인 종목은 10m 공기권총이 전부였다.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인 그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이었기에 각오가 대단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은퇴'라는 단어가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진종오는 "솔직히 말하면 선발전 3차전 정도 했을 때, 어떤 감독님께서 '이제 사격 그만해라. 은퇴해야 한다'고 하셨다.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고 있는데 오히려 그 말에 동기부여와 승부욕이 발동됐다"고 밝혔다.
이번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와 '유이'하게 마스크를 쓰고 사대에 들어섰을 정도로 방역 수칙까지 철저히 지키며 신중하게 준비한 대회였다.
하지만 본선 탈락이라는 아픈 결과를 받아들었다.
5시리즈까지 10위 밖에 머물렀던 진종오는 6시리즈에서 첫 번째 발부터 8번째 발까지 모두 10점을 명중, 9위까지 올라서며 결선 희망을 살렸으나 나머지 두 발이 8점, 9점에 그쳐 고배를 마셨다.
앞선 4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딴 진종오는 이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할 경우 '신궁'으로 불렸던 여자 양궁의 김수녕(금메달 4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을 넘어 한국의 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지만,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진종오는 방송 인터뷰를 고사하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신문사 취재기자들의 부름에 잠시 멈춰섰다.
진종오는 "아쉽다. 많이 아쉽다"며 허탈한 미소를 지은 후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을 어떻게 하겠나"라고 아쉬운 한숨을 내뱉었다.
6시리즈 상황에 대한 질문에 진종오는 "딱히 지금은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진종오가 한국인 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에 올라설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27일 열리는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설욕을 노린다.
진종오는 "오늘 결과에 대해 잘 정리하고, 혼성전에 집중해 좋게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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