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1493건으로 약 150배 급증
SKIET 상장 후 하락에 전산장애 등
SK바사 먹통 미래에셋, 민원 감소
'옵티머스' 민원 NH·한투 감소세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2분기 증권사 중 고객민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SK증권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균등방식'에 '중복청약'까지 더해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가 몰렸지만 거래량 증가에 따른 전산 장애에 대비하지 못한 탓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SK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총 1493건으로 전 분기(10건) 대비 무려 1만4830% 증가했다. 민원 유형별, 상품 종류별 모두 '기타' 부문에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월11일 코스피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기인한다.
SKIET는 올 들어 대어급 공모주 중 하나로 주목을 받으면서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의 기대감을 모았다.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설립된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지분 61.2%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기준 역대급 청약 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코스피에 상장한 직후 '따상'은커녕 주가가 하락하자 거래량이 폭주하며 전산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SKIET 상장을 주관한 5개 증권사 중 하나였다.
SK증권 관계자는 "올들어 공모주 청약에 처음으로 균등방식이 적용되고 중복청약이 가능하자 다수의 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동시에 접속해 거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장애가 일어난 것 같다"며 "불만이 제기된 고객들의 민원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고 있고 현재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SKIET 청약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도 담당했지만 SK증권에서 유독 급증한 이유는 다른 증권사들은 앞선 전산장애를 겪으며 미리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미래에셋증권은 전산장애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다.
당시 기준 역대급 청약률을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상장 후 청약 기대감과 달리 주가가 하락하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주관했던 증권업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들이 오작동 사태가 벌어졌다.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등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지만, 그 중 가장 오랜 시간 작동이 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에 민원이 급증했다.
이에 지난 1분기 미래에셋증권은 민원이 164건 접수되는 등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MTS가 멈춰 제 때 매도 하지 못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상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시스템을 재정비를 한 덕분에 2분기 미래에셋증권은 전 분기 대비 민원 건수가 22.27% 줄었지만, 여전히 전산 장애 관련 민원이 84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불만이 다수 접수됐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민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두 증권사는 지난해 3~4분기 최다 증권사로 차례로 이름을 올렸지만 올 들어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 민원 건수 1위였던 NH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61건 만이 접수됐다. 전 분기(109건) 대비 44.04% 감소한 수치다. 민원 유형별로는 주식이나 선물·옵션 등의 매매가 12건, 전산장애가 13건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도 2분기에 39건이 접수되는 등 전 분기(111건) 대비 64.86% 감소했다. 이중 상품판매 관련 민원이 가장 많았고 유형별로는 주식(16건), 펀드(14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한화투자증권은 41건으로 전 분기 대비 32.26%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33건(725%), 하나금융투자 30건(3.45%) 순으로 전분기 대비 늘었다. IBK투자증권(9건)과 하이투자증권(8건), 현대차증권(5건), 교보증권(1건)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은 아직 금투협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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