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성·공공이익 없다"…제주 중학생 살인범 신상공개 불발

기사등록 2021/07/21 17:53:08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남성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을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방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07.2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2명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들에 대한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장시간에 걸친 내부 회의를 거쳐 지난 18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A(48)씨 등 2명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신상공개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에 한해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이뤄진다.

경찰은 신상 공개 지침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범행 수법의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신상공개위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 등 2명은 지난 18일 오후 3시께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주택 2층 다락방에서 혼자 집을 지키던 옛 동거녀의 아들 B(16)군을 끈 종류로 결박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귀가 후 B군이 숨진 채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 어머니는 같은 날 오후 10시51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택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A씨 등 2명으로 특정, 다음날 자정께 공범 C(46)씨를 신고 3시간 만에 제주 시내 모 처에서 신속히 긴급체포했다.

A씨도 도주해 제주 시내 한 숙박업소에 숨어들었지만,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 2명은 현장에 있던 도구를 이용해 B군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몇 개월 전 피해자의 어머니와 헤어진 A씨가 이에 대한 앙갚음 목적으로 B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협박과 폭행에 시달리던 B군 가족은 이달 초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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