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정치인' 尹 "검사 윤석열, 탈피하고 싶어"

기사등록 2021/07/20 18:15:15

"지금은 듣는 중, 검사 시절 투쟁하던 때와 달라"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발언…"지역감정 조장 아냐"

입당 "드릴 말씀 없다"…여야 대권 주자엔 말 아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7.20. lmy@newsis.com

[서울/대구=뉴시스] 양소리 최서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검사로서의 윤석열, 저는 탈피하고 잊어버리고 싶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광역시 동내로에 위치한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에 "검사 시절 윤석열의 모습을 정치인이 돼서도 계속 간직한다는 건, 글쎄"라며 "그게 맞는 것인가 저는 의문이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이 된 뒤 '윤석열 다움'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이제 (정치를)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도 듣고, 지금 저한테 이렇게 질문하는 기자분들께도 물어보고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많이 듣고자 한다"며 "때문에 투쟁하는 그런 모습, 또 검사 시절에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법을 집행하는 모습은 조금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권익을 위해서 또 싸워야 할 일이 있으면 싸우겠지만, 지금은 제가 좀 겸허하게 다른 분들 가르침을 받고 의견을 들어야 할 때다"고 했다.

 '검사 윤석열'에 대해서는 "검찰의 경험도 제가 일을 해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제 검사로서의 윤석열, 자꾸 저는 탈피하고 잊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 임기가 7월24일이었다"며 "물론 제가 검찰을 나오고 정치 결심한 후에도 '후임자가 들어오고, 후속 인사가 마무리돼 저로 인해 빈 공간이 채워지고 나서 공개적 행보를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 시작한 마당에 그런 것 자체를 잊어버린 사람이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7.20. lmy@newsis.com


보수의 텃밭인 대구를 향한 윤 전 총장의 구애도 이어졌다.

대구를 방문한 소감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그는 "대구를 초임·부장·고검 검사로 한 세 차례 걸쳐서 장기간 근무했다"며 "대구에 오면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동네를 지나가도 다 눈에 익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의 특별한 사투리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고 그렇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던 지난해 불거진 '대구 봉쇄론'을 "미친 소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대구 시민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지역 감정'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윤 전 총장은 "그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역감정은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더 이상 거론하거나 유불리를 따지고 해선 안 되는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만큼 대구 시민들이 인내심이 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성격"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질서 있게, 다들 차분하게 위기를 극복했다는 말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이해를 구했다.

한편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평가해달라고 묻자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가장 부담되는 후보를 골라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직) 국민을 만나고 배우는 과정"이라며 "여권 정치 구조까지 바라보고 판단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떤 분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하는 데,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며 "공개적 행보도 있지만 또 비공개로 조용히 만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간 데에도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늘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목소리를 듣고 가리키는 방향대로 걸어가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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