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삼각 취약 지점…연대 영향 우려 존재
양자 사안 분석에 무게…'실익 접근' 등 제언도
美역할 가능성…셔먼 방한 계기 조율 등 언급
17일 한일 관계를 한반도 주변 정세와 결부하는 이들은 최근 미중 경쟁에 따른 진영 구도를 주목하고 있다. 신 냉전 언급과 함께 거론되는 한·미·일, 북·중·러 연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통적으로 한일 관계는 한·미·일 남방 삼각 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돼 왔다. 한미, 미일 양자 관계는 공고하지만 한일 양국까지 유대가 이어지는 강한 연대로의 발전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일 대립 격화가 한미일 남방 삼각 동맹의 취약성을 높이고, 북중러 상대 진영의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일례로 중국의 외교적 발언, 행동을 한·미·일 약한 고리를 겨냥한 압박 등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고개를 든다. 반면 미국은 3국 협력 필요성과 공감을 강조하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해 왔다.
대북정책 당사자인 북한은 좀 더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대미, 대남 비난은 비교적 자제하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일본을 향해서는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양자 사안 측면에 무게를 두고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편이다. 삼각 연대라는 틀이 흔들릴 정도의 파경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 등도 존재한다.
실제 한·미·일 안보, 정보 분야 협력에 큰 이상은 없다는 것이 외교가 중론이다. 아울러 한일 쟁점 사안들은 실익 관점에서 주도적이며, 개별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는 문제라는 제언도 있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방위백서 등 문제가 현재 대북정책, 대미정책 차원에서 고려하는 한·미·일 3각 협력, 한일 관계 개선 시도에 큰 변화를 주는 요소라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일이 잘 지내면서 아시아 지정학을 관리하면 좋겠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주권국이고 각자 역사, 정치 현안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한미 관계, 미중 경쟁에서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과 한일 관계를 현실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한일 관계 완화를 위한 미국 역할도 무게 있게 언급되는 지점이다. 앞서 미국은 "3자 관계는 공동 안보와 이익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등 언급을 통해 관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내주 예정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동북아 순방 과정에서 관련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특히 21일 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등이 계기로 관심 받는다.
미 국무부는 회의에서 "북한을 비롯한 지역 안보, 기후변화, 세계 보건 등 공동 시급 과제에 대한 3국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일 갈등 지점들이 다뤄질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격을 막론하고 한·미·일 3국 협의에 매우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이번 협의회도 셔먼 부장관 동북아 순방 계기로 희망해 와 열린 자세로 기꺼이 응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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