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짧고 굵게' 아닌 '얇고 긴' 방역…이대론 '8월 중순 2300명' 악몽 현실로

기사등록 2021/07/14 11:39:28

전문가들, 봉쇄·이동금지 등 확산세 막을 강력한 조치 주문

이미 휴가철 맞물려 지방 확산…인지될 땐 많이 퍼진 상황

이번주 2000명 갈수도....람다 변이 들어오면 더 힘들어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15명을 기록하고 있는 14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노란 우산을 쓰고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07.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15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넘었다. 4차 유행 확산세는 지난주 방역 당국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8월 중순 하루 23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1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을 넘어 전국의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 수가 나흘째 1000명을 초과해 새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을 넘어섰다.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에서 정부는 이행 기간 이후인 15일부터 세종·전북·전남·경북(1단계)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2단계를 적용하되, 지역별로 사적 모임 인원이나 영업시간을 추가 제한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615명 증가한 17만1911명이다. 지난주 3차 유행 정점 기록을 사흘 연속 경신하면서 10일 1378명까지 증가했던 환자 수는 평일 검사 결과가 반영되자 다시 나흘 만에 역대 최다 규모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선 장기간 누적된 감염원에 비슷한 연령 간 교류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최근 한주간 확인된 국내 변이 바이러스의 63.3%가 델타형에 달하는 등 확산세를 가속화하고 있어 당국은 8월엔 델타 변이가 우점화(전체 바이러스 50% 초과)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1주 전(7일) 현 수준(감염재생산지수 1.18)이 유지될 때 4주 뒤 하루 1400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방역 당국과 민간 전문가 예측 수준보다 환자 증가 추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더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미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했다. 델타 변이는 전파 속도가 빨라 감염을 인지했을 땐 이미 많이 퍼진 상황"이라며 "지금의 4단계도 봉쇄, 이동 금지 등 강력한 조처가 없다. 정부가 강조했던 '짧고 굵게'가 아닌 '얇고 긴' 조처"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가을에 델타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높을 수 있는 람다 변이까지 들어오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지금의 거리두기만으로는 막기 힘들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더 굵고 짧은 방역 조처를 통해 확진자 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단계만으론 안 된다. 3단계 플러스 알파(α) 또는 수도권처럼 4단계로 올려야 한다"며 "비수도권 대도시에선 이미 감염이 퍼지고 있고, 델타 변이 유행 속도도 급속도로 빨라져 이번 주 2000명을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또 "수도권에선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사실상 제한돼 일부 효과는 있지만, 낮 시간대 감염까진 막지 못한다"며 "감염경로를 보면 직장 내 감염이 60%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대한 재택근무를 권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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