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 자가격리가 50% 이상시 2주 중단 매뉴얼 신설
고척돔 포스트시즌 불가피 할 듯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리그 30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18일 마감하기로 했던 전반기의 문을 6일 앞서 닫아버렸다.
KBO 이사회는 NC 다이노스(3명), 두산 베어스(2명) 1군 선수단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경기가 무리라고 판단, 격론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KBO에 따르면 NC에서는 선수 15명, 코치진 10명 등 총 25명이 격리에 돌입했고, 두산은 선수 17명, 코치진 14명 등 31명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다.
올 시즌에 앞서 코로나19 변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KBO가 야심차게 마련한 통합 매뉴얼과 어긋나는 결정이다.
매뉴얼에는 '구단 내 확진자 및 자가격리 대상(선수)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 대체 선수들을 투입해 리그 일정 정상 진행'이 명시돼있다.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긴 하다.
리그 진행과 중단으로 의견이 나뉜 집단 간 해석차가 발생 가능한 대목이지만, 보편적인 시각은 NC와 두산이 단서 조항을 적용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실제 두 팀은 대표팀 예비 명단 승선으로 백신을 맞은 이들과 2군에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면 충분히 엔트리를 채울 수 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처럼 2군 확진자 발생으로 엔트리 변동 없이 상당 기간을 보낸 사례도 있어 이 두 팀에만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발 더 나아가 KBO는 향후 구단 당 1군 엔트리 기준 선수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2주간 해당 경기를 순연한다는 새 매뉴얼까지 내놨다.
1주일 조기 중단의 당위성에 힘을 실으려는 듯한 이 매뉴얼로 KBO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거대한 폭탄 하나를 떠안게 됐다.
NC와 두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프로야구의 특성상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절반가량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되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새 매뉴얼 대로면 앞으로 확진자가 발생시 KBO리그는 무조건 2주 동안 중단될 확률이 무척 높다.
지금이야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는 추후 144경기 소화를 목표로 하는 KBO의 계획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이미 빡빡해진 스케줄에 2주 휴식은 글자 그대로 치명타다.
이와 별개로 예년과 같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가을야구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우천과 코로나19 등으로 취소된 것만 71경기다. 여기에 전반기 조기 종료로 30경기가 더 생겼다.
8월11일 후반기가 재개되면 각 팀들은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최대 70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올해도 11월 고척스카이돔돔에서의 가을야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벌써부터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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