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응삼이' 고(故) 박윤배의 생전 마지막 이야기가 최초로 공개된다.
'전원일기' 식구들의 인생 마지막 동창회를 다룬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전원일기 2021)이 9일 오후 8시50분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4부 '위대한 유산' 편에는 많은 애청자들이 기다리던 '전원일기'의 또 다른 주인공, 양촌리 주민들이 총출동한다.
다른 드라마와 비교되는 '전원일기'만의 특별한 점은 바로 양촌리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각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존재감을 보여줌은 물론 한 회차씩 돌아가며 주인공을 맡기도 했던 양촌리 주민들.
그 중 부인이 도망간 뒤 홀로 아들을 키우는 노마 아빠 역의 이계인은 당시 '전원일기'의 인기를 실감케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녹화를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택시가) 부웅 오더니 '내가 공짜로 태워줄게요. 노마 아빠 내 차 타세요.' 막 이랬다. 그분이 홀아비고 부인이 도망갔다고 했다. 그래서 TV에 노마 아빠 나오면 무조건 운다더라"고 말하며 당시를 떠올렸다.
극 중 양촌리 유일의 가게 주인 쌍봉댁 역을 맡았던 배우 이숙은 "애초에 나는 노마 아빠랑 극 중에서 연결되고 싶어서, 작가님께 부탁도 드리고 했다. 그래서 극 중에서 괜히 지나가는 노마에게 먹을 것도 쥐어 주고 잘해주는 신도 생기고 했었다"며 웃었다.
그러나 갑자기 극 중에서 노마 엄마가 돌아오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만 쌍봉댁의 로맨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노마 아빠 이계인은 의미심장한 헛웃음을 웃었다는데, 쌍봉댁에 대한 노마 아빠의 반응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방송에서 공개된다.
그런 쌍봉댁과 결혼에 골인한 노총각 응삼이 역의 박윤배 배우 또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전원일기' 방영 당시 실제로 농촌 청년들의 결혼난이 사회적 이슈였기에 응삼이의 짝사랑 실패, 소개팅 실패 등은 시청자들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박윤배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져 '전원일기' 식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전원일기' 촬영 날이면 집에서부터 밀짚모자를 쓰고 응삼이의 모습으로 나섰다는 고 박윤배. 그의 딸은 아버지 사망 이후 처음으로 '전원일기 2021' 제작진과 만나 고 박윤배 배우가 여생을 보낸 집과 그의 유품을 공개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전원일기'는 마음의 고향이었던 거 같다. 평생 잊지 못하고, 평생 기억에 남고 평생 추억이 되는 그런 프로그램. 어머니와 일찍 이혼하고 50년 가까이 총각처럼 살아 온 아버지는 언젠가부터 자신과 '전원일기' 속 응삼이를 동일시해 오신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고 박윤배 배우의 마지막 이야기 또한 이번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