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 보도 못했다"…민주당발 '반올림 종부세' 논란

기사등록 2021/07/09 05:00:00

민주당, 상위 2% 부과 종부세법 발의

"과세 기준액, 억원 미만 반올림할 것"

상위 2% 10억4999만원이면 10억 돼

대상자 늘어나 저항 클 듯…위헌 소지

전문가 "예측 불능…바람직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영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7.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을 정할 때 '억원' 단위로 끊기 위해 반올림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례가 없는 방식이다. 민간 전문가는 "바람직하지 않은 입법 형태"라고 지적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 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은 지난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달 18일 민주당이 의원 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정한 종부세 완화 방안을 담은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에서는 1가구 1주택 종부세 부과 대상을 '공시 가격 기준 상위 2%에 해당하는 주택'으로 정했다. 올해 기준 약 11억원 상당이다. 이 기준은 정부가 매년 6월1일 정하는 공시가를 바탕으로 3년에 1번씩 대통령령(시행령)을 개정해 조정하기로 했다. 공시가가 전년 대비 10% 넘게 오르내리면 3년 이내라도 바꿀 수 있다.

그러면서 시행령에서 명시할 절대적 과세 기준액에 관해서는 '억원 미만은 반올림해 계산한다'고 규정했다. 예를 들어 전국 주택을 가격 순으로 줄세웠을 때 상위 2%가 10억5000만원이라면 11억원부터 종부세를 물리는 것이다. 만약 이보다 1만원이 모자란 10억4999만원이라면 1억원인 낮은 10억원부터 부과한다.

10억4999만원이 돼 종부세 부과 기준이 '반내림'되는 경우 대상자의 반발이 클 전망이다. 전국 주택의 공시가는 억원이 아니라 만원 단위로 책정돼있고, 이에 따라 분포가 상당히 촘촘하다. 반내림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주택 보유자가 포함될 것이고, 상위 2%가 아닌 1주택자 일부가 종부세를 내게 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민주당은 이달 이 개정안을 담당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에 올려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인 만큼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지만,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종부세 부과 대상을 정하는 구체 금액을 정하는 시행령이 상위 법률(종부세법)의 범위(상위 2%)를 벗어나서다.

반내림되는 경우 종부세 부과 대상자가 2%를 넘겨 2.X%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종부세법에서 정한 상위 2%라는 범위를 초과한다는 얘기다. 하위 시행령이 상위 법률의 범위를 초과하고, 이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이 침해된다면 납세자의 소송이 제기되고, 사법부에서는 이를 위헌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오문성 한양여자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상위 2% 안에 포함되는 복수의 대상자를 가를 때 생기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런 발상을 한 것 같은데, 과세 대상을 반올림해 정한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납세자가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법안을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야당도 반발하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8일 구두 논평을 통해 "종부세 과세 대상으로 상위 2%를 끊는 것도, 억원 단위 반올림으로 계산하겠다는 발상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면서 "과세 대상을 '사사오입'으로 확정하는 것은 조세의 예측 가능성과 법률의 명확성에 명백히 반한다. 코미디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황보승희 수석 대변인 역시 "(민주당이) 부동산 민심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더니 2달 내내 불협화음만 내다가 상위 2% 종부세 부과라는 편 가르기 과세안을 내놨다"면서 "스스로 세운 원칙과 기준을 뒤집는 일이 계속되니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국민 신뢰도 무너지는 것.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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