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10~20㎏ 다이어트…통치 문제 없어"

기사등록 2021/07/08 13:44:04 최종수정 2021/07/08 16:59:47

김정은, 간부 무능 질타하며 인사 조치

이병철, 박정천 등 문책…김여정, 최선희는 건재

코로나 발병 징후 없어...백신 반입 동향 파악 안돼

남한 유행어, 옷차림 집중 단속 대상 "혁명의 원수"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 총비서는 회의에서 간부 혁명을 언급하면서 비당적 행위 등을 엄중 질책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준호 여동준 기자 =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당 총비서)의 살이 급격하게 빠졌지만 통치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국가정보원은 파악했다. 올해 2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4개월 사이에 10~20㎏을 감량했지만 일종의 "다이어트"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10㎏~20kg 체중을 감량하고 정상적 통치 활동을 한다고 본다"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이같은 정상적 통치 활동의 근거로는 "몇 시간씩 회의 주재를 하고 있고, 걸음걸이가 활기차고 활동도 전혀 문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경우 "외교안보를 계속 총괄하고 있고 실질적인 총괄역"이라며 "최근 당 정치국 회의에서 최초로 공개 연단에 등장해 방역, 민생 문제를 토론하는 등 내치에도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의 태만과 무능을 집중 비판한 후 실제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한 인사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간부들의 참배 위치를 들어 이병철 당 비서는 상무위원에서 탈락해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됐고,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됐으나 총 참모직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로 1년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대미 실무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조용원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앞줄) 및 기타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사망 27주기를 맞아 8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출처=노동신문) 2021.07.08.
김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현재 방역 담당 간부 검열을 계속하고 있어 후속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최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여 방역 장기전을 선포했고, 국경 일대에 불법 월경지 유입 차단을 위해 감시 초소 증설, 국경 차단물까지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북한 내 대규모 코로나 발병징후나 백신 반입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 있으며 코로나가 발생됐다는 특이 징후도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올해 4월부터 국경 폐쇄를 풀고 기존 군 비행장으로 썼던 의주 비행장을 통해 외부 물품을 들여오려 했지만 소독 시설과 가동 준비 미흡으로 국경을 개방하지 못한 사실도 국정원은 확인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 코로나19 확신자는 공식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백신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자리에 앉아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photo@newsis.com
북한 당국의 사회 내부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은 자본주의 문화나 바람이 들어오는 것과 차단하는 걸 '비사회주의와 투쟁'이라고 하는데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사회주의 수호전으로 주장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일탈 행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당 전원회의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사회주의 수호전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고, 청년 옷차림이나 남한식 말투 언행을 집중 단속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남편에 대한 호칭은 오빠 대신 '여보', 남친은 '남동무', 쪽팔리다는 '창피하다', '글고'를 '그리고'라는 용어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남한 언어를 쓰는 사람을 혁명의 원수라고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남한 옷차림도 많이 유행하고 있어서 집중 단속대상이며, 길거리에서 연인간 포옹이나 끌어안는 모습도 혁명의 원수로 규정한다고 한다.

하 의원은 "비사회주의 행위 단속에서 걸리는 80%는 연령대가 10~30대로 우리로 치면 'MZ세대'"라며 "북한판 MZ세대가 배신자로 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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