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주력 중흥, 해외사업 경험 갖춘 대우건설 인수 나서
해외 엔지니어링社 인수 등 경쟁력 확대 추진 의사 밝혀
경영 간섭 불가피…해외경험 없어 방향성 제시 어려울 듯
중흥 "동반성장 방안 모색…고용안정·경영 자율성 보장"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 사업에 주력해 온 중흥그룹이 플랜트, 해외, 토목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갖춘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새우(중흥)가 고래(대우)를 삼킨 격"이라며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중흥그룹은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향후 사업 추진에 있어 방향성 제시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가 된다.
주택건설 분야에 주력해 온 중견건설사가 단숨에 국내 '톱3'(시공능력평가 기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외사업' 매력느낀 중흥…"경쟁력 확대 추진"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에 매력을 느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전국구 종합건설사로의 도약에 따른 아파트 브랜드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건설 등 해외 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 사업 비중이 80%로 확대되고, 해외 사업은 20%로 줄어든 상황이다.
해외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랜트 사업은 전체 매출 중 해외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6년 25.1%에서 2017년 22.3%, 2018년 18.3%로 점차 감소해 지난해에는 13.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해외 사업을 해온 만큼 관련 분야 노하우는 풍부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중흥그룹은 해외사업 노하우를 지닌 대우건설을 인수함으로써 취약했던 해외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해외 유력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토목·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자율성 보장" 한다지만…간섭 불가피 전망
다만, 중흥그룹은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향후 사업 추진시 방향성 제시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인수기업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항상 경영 자율성과 고용 안정 등을 약속하지만 결국 경영에 간섭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선례가 많았다.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중흥그룹이 향후 사업 추진시 경영 간섭에 나설 경우 내부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후 토목과 플랜트 사업 분야 등에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우건설은 실제 지난 3년간 플랜트 부분 인력을 21.6% 줄이며 해외사업 의존도를 낮춰왔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일부 임직원들은 중흥이 높은 입찰가를 써서 인수하면 자금을 회수하려 할 텐데,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 분야 등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흥그룹은 경영의 자율성과 고용 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의 주택 브랜드도 별도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후 양사의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고용안정과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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