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은 연습할 시간 없어…丁에 힘 보탤 것"
丁 "이광재 대승적 결단으로 내가 대표선수 돼"
단일화 방식 함구…"여러가지 참고해 통 큰 합의"
'범친노 좌장·盧의 남자' 친노 단일화…反李 물꼬?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정 전 총리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세균 후보로 단일화를 결심하게 됐다"며 "대통령은 연습할 시간이 없다. 안정 속에서 개혁이 지속돼야 대한민국이 미래로,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정 전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6선 의원과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 전 총리가 여권 선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비춰 '준비된 대통령'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인 셈이다.
그는 "정세균 후보에게 힘을 보태달라. 나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나를 지지해준 분들의 허락 없이 단일화에 이른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깊이 사과드린다. 그러나 앞으로 더 좋은 정치로 은혜를 갚아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전 총리는 "오늘의 필승 연대는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계승, 그리고 4기 민주정부 수립과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창달을 위한 혁신 연대"라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광재 후보의 대한민국 미래 경제에 대한 원대한 포부와 꿈을 적극 지지하고 함께 실현해나갈 것을 당원과 국민에게 다짐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늘부터 우리 두 사람은 미래를 향한 경제 정책 공조는 물론이며 혁신과 통합의 정치창출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며 "우리 두 사람의 하나 된 힘과 지지자들의 염원 담아 이광재와 정세균의 꿈, 세계에서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강한 대한민국을 꼭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우리 두 사람의 힘에 동참해 달라"며 "안정적인 대선 승리로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나란히 손을 맞잡고 서서 고개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이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바탕으로 내가 대표선수로 뛰기로 했다"면서 "내가 꼭 승리해서 이 후보의 결단에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두 사람 간에도 많은 대화가 있었지만 둘을 돕는 의원들 간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양측이 하나된 힘을 만든다면 틀림없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오는 11일 예비경선(컷오프) 전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여권 후보군은 9명에서 8명으로 압축됐다.
이 의원 측 송기헌 의원은 단일화 성사 배경을 묻자 "아마도 두 분이 오랫동안 인간적, 정치적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대화한 것이 쌓여있다가 마지막에 잘 얘기를 깊게 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여론조사 단일화를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정 전 총리 측 김민석 의원은 "큰 틀은 두 분 사이의 통 큰 합의란 것이다. 여론조사 등에 대한 관심과 질문이 있는데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두 분이 합의했다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 의원이 말한 것처럼 앞으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 것에 다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양 측은 향후 인적·물적으로도 통합 캠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송 의원은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을 돕던 당내 사람들은 이정부터 정 전 총리와 여러가지로 같이 했던 (인연이) 있다"며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 같다. 워낙 겹쳐서"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른바 '친노 단일화'로도 주목받고 있다.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범친노 좌장' 정 전 총리와 노무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노무현의 남자' 이 의원 모두 친노로 깊이 연관돼 있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 전 총리가 입각하면서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이어받을 후보군에 당시 정치활동을 재개한 이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번 단일화가 반(反)이재명 연대에 물꼬를 틀지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3일 정 전 총리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뒤 '4기 민주정부 탄생과 정권 재창출에 협력한다'는 취지의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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