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집회·시위 사전신고 조항은 위헌" 헌법소원 기각

기사등록 2021/07/02 12:00:00

600여명 참여한 집회 신고 없이 개최

"'사전신고 규정' 집시법은 위헌" 청구

헌재, 합헌·위헌 의견 갈려…모두 기각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약 600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하면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장애인단체 대표가 기소유예 처분 취소 등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했다.

헌재는 장애인단체 대표 A씨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과 관련해 옥외집회에 대해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한 법 조항에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을, 이를 어길 시 형사처벌하도록 한 조항에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 의견을 냈다고 2일 밝혔다. 헌재는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서 정한 인용 의견을 위한 정족수 6인에 이르지 못해 기각 결정을 했다.

헌재는 A씨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내려진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심판청구도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5월22일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600여명과 함께 확성기·플래카드·피켓을 이용해 '사회복지 종사자 단일 임금체계 도입' 등의 내용으로 연설을 하는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A씨는 2018년 6월29일 기소유예 처분의 취소와 그 근거 조항인 집시법 제6조 제1항 및 제22조 제2항 등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집시법 제6조 제1항은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신고서를 집회 시작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2조 제2항에는 '금지를 통고한 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헌재는 "집시법은 일정한 신고 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므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 제도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 허가 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옥외집회 개최 48시간 전까지 사전신고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신고 옥외집회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고 이에 대해 행정형벌을 가하도록 한 심판 대상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며 "헌재는 과거에도 심판 대상 조항과 동일한 구 집시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처벌 조항에 대해선 위헌 의견이 5명으로 다수이지만 헌법소원 인용 결정을 위한 정족수에 이르지 못해 심판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재판관들은 "집회의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 요소이자 소수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본권에 해당한다"며 "옥외집회가 열리더라도 공공의 안녕 등이 침해될 개연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할 실질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등의 의견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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