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얼마만인지"…새 거리두기 첫날, 대구 동성로 '활기'

기사등록 2021/07/02 00:37:34

14일까지 사적모임 8인까지 허용, 다중이용시설규제 최소화

시설별 기본방역수칙은 강화…자율과 책임 강조

업주들 사적모임 완화 '환영'…젊은이들 '북적'

일부 시민들 '노 마스크' 신중한 반응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1일 대구 중구의 한 음식점에 '오늘부터 8인까지 식사 가능합니다'라고 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07.01.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사적 모임 제한이 완화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대구지역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1일 오후 동성로 거리는 친구 등과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손님들은 발열체크와 QR코드 등을 확인한 뒤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착석했다.

동성로의 한 술집 테이블에는 4∼8인용 식기가 준비돼 있었다. 거의 만석이었다.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주문한 술과 안주를 서빙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인원 제한 완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손님들의 발길도 늘었고 예약 문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술집을 운영 중인 김모(45)씨는 "오늘 영업 준비를 하면서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 있었다"며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많은 손님들이 찾아줘 너무 즐겁고 고맙다"고 웃어 보였다.

동성로의 한 삼겹살 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7~8명 무리 지은 팀이 식당을 찾기도 했다.

식당 내부에는 4명, 5명, 6명이 함께 모여 고기를 굽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가 실시된 1일 대구 동성로에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종업원들은 여기저기서 이어지는 주문에 에어컨 아래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가게 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직장인 이모(34)씨는 "진짜 오랜만에 동기들과 회식을 하기 위해 왔다"며 "이게 얼마만의 회식인지 모르겠다. 오늘 동기들과 그동안 못했던 얘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식당 종업원 최모(25)씨는 "백신 접종자 중에서는 자신 있게 백신을 맞았다며 확인증을 보여주는 손님들도 있다"며 "진짜 오랜만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힘든 줄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히 동성로 클럽 골목은 오후 11시가 넘자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클럽 주변 술집에서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손님을 잡기 위한 종업원들과 거리를 찾은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친구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임모(22·여)양은 "집 밖으로 나온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동성로 내에 있는 유명 클럽에서도 한껏 멋을 낸 손님들로 북적였다. 클럽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클럽 종업원들은 미리 예약한 손님들을 안내하기 위해 뛰어다니기 바쁜 모습이었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1일 대구 중구의 한 음식점에 '오늘부터 8인까지 식사 가능합니다'라고 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07.01. lmy@newsis.com
한 클럽 종업원은 "1일부터 사회적거리가 완화된다는 소식에 일주일 전부터 예약이 꽉 찼다"며 "평일에도 이런데 아마 이번 주말부터는 더 많은 손님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해 너무 힘들었다"며 "이제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월당이나 범어네거리 등 회사들이 밀집한 곳에서는 점심시간 "아직 대규모 점심 식사는 눈치 보인다"며 소규모 모임을 유지하는 곳도 있었다.

방에서 식사가 가능한 단체석도 점심에는 8명을 넘지 않고 예약된 경우가 많았다. 점심때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정모(32)씨는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점심시간 부서 회식을 하려고 했지만 여러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면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워 4명씩 따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식당 업주 오모(40)씨는 "직장인이나 공무원의 경우 아직까지 소규모로 식사를 하려는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줄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조심하는 모습은 더 보기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날이기도 하다.

백신 1차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는 공원 등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가 실시된 1일 대구 동성로에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노 마스크'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잔여 백신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한 반모(39)씨는 "'백신 접종자'라는 표시를 붙이고 다닐 수도 없어 마스크 벗고 다니면 이상한 눈총을 받을 것 같다"며 "아직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게 맞는거 같다"고 말했다.

얀센 접종자인 조모(37)씨는 "백신을 접종했다는 것은 가족 외에는 모르니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백신 접종자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혹시 몰라 백신 접종 증명서를 사진으로 찍어 갖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총괄방역대책단 회의와 코로나19 극복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를 적용하되 급격한 방역 긴장도 이완 등을 우려해 사적모임은 2단계 기준인 8인까지만 허용하는 등 2주간 이행 기간을 두기로 했다.

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적용에 따라 집합금지와 운영시간 제한은 없지만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최소 1m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시설면적 6㎡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행사는 500인 이상의 경우 관할 구·군에 신고·협의가 필요하며 500인 이상 집회·시위는 금지된다.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의 종사자 등에 대한 주기적 PCR검사와 클럽과 나이트시설에서 확진자 5인 이상 발생하면 동일 행정동 소재 동일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등 유흥시설 특별방역대책은 지속 추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