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차 추경안 국무회의서 의결…2일 국회 제출
1차 15조比 두 배 넘어…세출기준 역대 최대 규모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분 재원…2조 채무 상환
소득하위 80%, 5인 가구 125만원…가구별 한도X
소상공인 업종별 100~900만원…손실보상 법제화
40만개 일자리 회복 2.6조…백신·방역 대응 4.4조
[세종=뉴시스] 오종택 박영주 이승재 김진욱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피해를 회복하고 완전한 경제 회복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올해 두 번째로 나라 곳간을 푼다.
지난 3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이어 불과 3개월여 만에 2차 추경안을 편성한 것으로, 1차 추경(15조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33조 규모 '역대급' 슈퍼 추경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에 저소득층은 10만원을 더 지급한다.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900만원을 지원한다. 카드 사용 증가분 중 일부를 30만원 한도에서 환급한다. 이른바 '코로나19 피해지원 3종 패키지'에 15조7000억원을 쏟는다.
회복이 더딘 고용과 피해가 집중된 취약업종 등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코로나19 완전한 종식을 앞당길 백신과 방역 보강에도 4조4000억원을 반영했다.
정부는 1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과 피해회복 지원'을 위한 2021년도 2차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33조+기정예산 3조, 총 36조 집행…"세출 기준 역대 최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59년 만에 한 해 4차례 추경을 편성했던 정부는 지난 3월 1차 추경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코로나19 발생 이후 6번째 추경을 마련했다.이번 추경은 앞선 추경과 달리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세수 초과분을 최대한 활용한다. 초과 세수 31조5000억원과 지난해 세계잉여금 1조7000억원에 기금재원활용 등 1조8000억원을 더해 총 35조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2조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쓰고, 나머지 33조원(지방교부금 12조2000억원 포함)을 고스란히 추경안에 담았다. 여기에 기정예산 3조원을 더하면 총 36조원가량을 집행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3차 추경(35조1000억원)과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추경(28조4000억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규모 33조원은 세출증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며 "철저한 방역과 완전한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역할을 최대한 강화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1년 넘게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등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누적된 소상공인 피해가 막대하다. 같은 기간 국민들은 자유로운 일상을 누리지 못했다. 일자리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청년층과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19 피해지원과 민생경제 여건 개선 등 경제 회복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소득 하위 80% 1인당 25만원…저소득 300만명 현금 10만원 추가
추경안의 핵심 사업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10조7000억원), 소상공인 피해지원(3조9000억원), 상생소비지원금(1조1000억원)으로 구성된 15조7000억원 규모 '코로나19 피해지원 3종 패키지'다. 사실상의 5차 재난지원금이다.우선 상생 국민지원금은 국민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가구소득 기준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원한다. 지난해 5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달리 이번에는 소득 기준을 둬 중산층을 보다 포괄한다.
4인 가구 기준 부부합산 연 소득 약 1억원 이하인 경우 소득 하위 80% 해당한다. 지난해 4인 가구 이상 최대 100만원까지만 지급하던 것도 4인 100만원, 5인 125만원, 6인 150만원 등 가구별 상한을 없앴다. 다만, 40만원을 받았던 1인 가구는 25만원, 60만원을 받았던 2인 가구는 50만원으로 지급액이 준다.
지급 기준은 직장·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등을 활용한다. 직장 가입자는 소득 외에 보유한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등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급 기준을 정하기 위해 1일부터 행정안전부 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범부처 TF를 가동한다.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 달 안에 지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 부모 가족 등 저소득층 296만 명에게는 1인당 현금 1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소상공인 113만명 24개 유형별 100~900만원…캐시백 30만원 한도
장기간 방역 조치로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소규모 자영업자에게는 기존의 버팀목플러스 자금과 같은 희망회복자금을 준다. 지난해 8월 이후 단 1회라도 금지·제한조치를 받았거나 매출이 크게 줄어든 소상공인과 여행·문화업계 등 경영위기업종 113만명이 대상이다.지원액은 버팀목플러스(최대 500만원) 대비 400만원 늘어난 최대 900만원이다. 방역수준, 방역조치 기간, 규모, 업종 등에 따라 기존 7개에서 24개 유형으로 세분화해 차등 지급한다.
또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을 통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법제화한다. 7월 이후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으로 심각한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게는 사업소득 감소분을 지원한다.
국민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은 1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카드 캐시백 혜택을 볼 수 있다.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2분기(4~6월) 월평균 카드사용액 대비 3% 이상 증가한 월 카드사용액의 10%를 캐시백 지급한다. 월별 1인당 10만원 한도에서 최대 30만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코로나로 심화된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생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일자리 창출에 2조6000억원 투입한다. 고용 조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1조1000억원을 집중 투입해 40만 명 이상에게 구직기회를 제공하고, 고용안전망을 촘촘히 한다.
코로나로 위축된 문화·예술·관광·체육 분야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일자리, 공연·예술활동 재개, 문화소비 진작 등도 돕는다.
접종 이상반응 치료비 1000만원…지역 경제 활성화에 12.6조
11월 집단면역 달성 계획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1억92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을 선구매한다. 우리 국민 90%(4700만 명)가 접종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백신 접종 사망·장애보상금과 중증 이상반응시 치료비도 각각 최대 4억4000만원과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 국내 백신 개발에도 2000억원 이상을 반영했다.
지역경제도 살아나도록 지역 소상공인 매출 회복을 위한 지역·온누리상품권 5조3000억원과 농축수산물 쿠폰 1100억원을 추가 발행한다. 지방교부세 5조9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6조3000억원을 각 지자체에 내려 보낸다.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편성하고, 2조원을 상환하면서 국가채무는 963조9000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8.2%에서 47.2%로 1.0%p 줄었다. 통합재정수지는 -4.5%에서 -4.4%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1차 추경까지 500조원대(572조9000억원)였던 총 지출은 600조원(604조7000억원)을 넘었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차 추경안을 2일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예산심의에 대비하는 동시에 추경사업 집행 사전준비에도 즉각 착수하겠다"며 "국회가 7월 임시국회 동안 신속한 추경심의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추경을 조기 확정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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