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줄고' 전셋값 '껑충'…가을 사상 최악 전세대란 오나?

기사등록 2021/06/30 09:00:00

서울 전셋값 104주 연속 상승…文 정부 4년간 44% 상승

임대차 보호법·청약 대기·물량 부족…"수급불균형 가중"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부동산 매물판이 비어있다. 2021.06.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유례없는 전세난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세 시장에서 비수기인 5∼6월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갈수록 전세 매물은 줄고, 전셋값는 치솟는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짙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한 전세대란이 올 가을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은 약 2년 동안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100주 이상 연속 오름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44% 넘게 상승했고, 평균 전셋값도 6억원을 돌파했다. 또 전세 공급 상태를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전세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주(0.11%) 대비 다소 둔화했으나, 지난 2019년 7월 이후 10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는 서초구 등 강남권의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했다. 반포동 일대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서초구 전셋값은 이달 첫째부터 매주(0.39%→0.56%→0.36%)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초구(0.36%)는 반포·잠원·방배동 위주로 상승했으나, 단기급등 피로감과 일부 단지 매물 적체 영향 등으로 상승 폭은 소폭 축소됐다.

송파구(0.15%)는 잠실·거여동 위주로, 강남구(0.11%)는 대치·압구정동 위주로, 강동구(0.10%)는 고덕동 위주로 올랐다. 또 동작구(0.19%)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 있는 노량진·흑석동 등 위주로 상승했고, 금천구(0.00%)는 전세 매물이 적체되며 보합 유지했다.

강북지역에선 강북구(0.13%)는 미아동 신축 위주로, 중랑구(0.11%)는 묵·중화동 역세권 위주로, 노원구(0.10%)는 월계·중계동 대단지 위주로, 성동구(0.08%)는 주거환경 양호한 하왕십리·옥수동 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이 6억1000만원을 돌파했다.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619만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6억1451만원으로, 지난 4년 동안 1억8832만원(44.2%) 올랐다.

실제 전셋값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 아크로타워스퀘어(전용면적 59㎡)는 지난달 8억2300만원에 거래되면서 종전 신고가(7억5000만원)를 넘어섰다. 또 동작구 사당자이(전용면적 84㎡)도 직전 신고가인 6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서울=뉴시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21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 가격지수는 0.09% 올라 지난 주 대비 (0.11%) 상승률이 소폭 축소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또 서울의 전세 공급 상태를 보여주는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09.7)보다 0.7p(포인트) 상승한 110.4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보호 2법이 본격 시행된 지난해 8월 이후 상승해 유지하며 지난해 11월 133.3을 기록했다. 올해 2월 120선, 3월 110선, 4월 마지막 주에는 103.3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3월 셋째 주 112.5 이후 3개월 만에 110선을 웃돌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1~200 사이로 나타나는데, 200에 가까울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전세 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7월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 증가와 민간 임대사업자 폐지 등이 겹치면서 전세 매물 품귀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본격화된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은 하반기에 더욱 줄어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이는 2019년 하반기(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 가구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이 지속돼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 3법과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전세난을 부추기는 정부의 정책들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전세난은 매물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에 기인한 것으로 실제 신규 주택 공급까지 일정기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갈수록 커지는 재건축 기대감과 이주 수요 증가에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보유세 강화 등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해 전·월세 시장 가격이 상승하고, 덩달아 집값도 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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