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차기 연금학회장, 최근 학술대회서 지적
"정부, 2065년 합계출산율 1.38명 추정…불가능"
"2060년 정부예산 24% 연금 메꿔야…부담 상승"
"獨·日도 개혁…개혁 안하면 그리스처럼 될 수도"
이창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한국연금학회·인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065년 기준으로 생산가능연령에 속하는 1명이 1명 이상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아마 불가능하고, 어느 시점에 미래세대 반란이 터져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연금학회 수석부회장을 지내고 있는 이 교수는 차기 회장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재정 추계 시 2065년 기준 노인부양비가 90%를 약간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40년 이후 합계출산율을 1.24~1.38명으로 가정했을 때 나오는 결과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이다. 지난 2018년 0.98명 이후 3년 연속 1명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다른 국가들보다 매우 빠르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변하는 데 157년이 걸렸다. 지구상 가장 빠른 초고령사회 진입을 기록한 일본은 37년이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10년 더 빠른 27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이다. 우리가 생각해볼 때 2065년에 (합계출산율이) 1.38명이 될까?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으로 고령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금 합계출산율이 0.84명이다. 1.05명으로 적용할 경우 2065년 기준 노인부양비는 105% 이상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계한 공적연금 결손을 채우는 데 필요한 예산에 있어서도 문제라는 지적을 내놨다.
합계출산율을 1.24명 이상으로 가정하고 2060년 기준 공적연금 부족분에 필요한 정부 예산 비율은 22.8%였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을 1.05명으로 낮췄을 때 정부 예산의 24.0%가 공적연금 손실을 메꾸는 데 사용돼야 한다. 2080년에는 이 비율이 34.7%로 상승한다.
이 교수는 "당연히 설계에서 문제가 있다. 보험수리적 수지상등원칙이 무시된 설계다. 그런 설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건 철칙이다"라며 "정보의 객관성, 투명성, 그 과정상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결여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금 소진 시기 이후 (공적연금 손실 보전에 필요한 정부 예산이) 2088년에는 1경5000조원에서 1경8000조원에 달한다"며 "우리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공적연금이 지속하려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독일, 일본 모두 연금개혁을 했다. 일본은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상당한 개혁이다.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는 북유럽 국가들도 개혁을 진행했다"며 "개혁하지 않을 경우 그리스와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대로 가면 그리스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난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 연금 수령자의 45%는 매달 665유로(약 83만원)의 연금을 받았다. 이는 빈곤선에 가까운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 이상으로 높은 반면 제때 연금개혁을 하지 않아 재정 실패에 처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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