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검찰이 노무현 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측이 혐의를 부인하고 나선 데 대해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은 22일 "이럴거면 명문의 긴 사과문은 왜 냈느냐"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가 진행한 유 이사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해 도의적 사과는 했지만 범죄혐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 이사장은 사실 적시가 아닌 추측과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만일 해당 발언이 구체적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유 이사장에게는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 이사장의 발언 취지는 한 검사장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검찰이라는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9년 12월24일 유 이사장이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고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는 이어 지난해 7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재단 유튜브인)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며 "그래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한 시민단체가 이 같은 발언을 문제삼아 유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고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3일 유 이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또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게 5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 소송을 제기,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발언이 사실이 아님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올렸다.

재판에서 나온 유 이사장 측의 주장과 관련,  한 검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저 개인을 타겟으로 해코지하기 위한 허위주장을 해놓고 지금와서 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발뺌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자기 입으로 계좌추적을 '확인했다'고 말해놓고 지금와서 '의견'이라고 둘러대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럴거면 유씨는 명문의 긴 사과문은 왜 낸 것이고 어떤 형태의 책임도 지겠다는 말은 왜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과문을 낼 때와 지금 생각이 왜 바뀐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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