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항공기 강제 착륙 벨라루스 경제제재 합의

기사등록 2021/06/21 23:59:23
[민스크=AP/뉴시스]지난 5월23일 벨라루스 민스크 국제공항에서 한 보안 요원이 탐지견을 대동하고 강제 착륙한 라이언에어 여객기 승객들의 짐을 수색하는 모습. 2021.06.21.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21일(현지시간) 자국 반체제 언론인 체포를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조치에 합의했다.

미국의소리방송(VOA)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달 항공기 강제 착륙과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 탄압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벨라루스 관리 등 76명과 8개 국영 기업에 대해 출국금지 및 자산동결 등의 제재 조치에 합의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관료에는 벨라루스 교통, 국방, 항공 교통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다.

벨라루스 정권의 주요 수입원인 탄산칼륨, 금융, 석유, 담배 등에 대한 경제 제재, 그리고 유럽은행들의 벨라루스에 대한 신규 대출 금지 등도 이번 조치에 포함됐다.

또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수 있는 모든 통신장비를 벨라루스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소총을 포함한 무기 금수조치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EU관계자들은 전했다.

EU는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에 대응해 지난 4일 벨라루스의 소속 항공사 역내 운항을 금지한 바 있다.

앞서 지난 5월23일 벨라루스에선 당초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반체제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였다.

프로타세비치는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 조직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 운영자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부정 선거 논란이 일며 반체제 시위가 계속 일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당시 선거로 6선을 달성했다.

이 사건 이후 EU를 비롯한 국제 사회가 벨라루스를 강력 규탄하고, 프로타세비치 석방을 요구하며 제재 부과 등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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