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일부 코인 상장 폐지 점검…감독 본격화하나

기사등록 2021/06/15 14:48:28

금감원, 거래소에 부실 암호화폐 목록 요구

"투자자 혼란 우려…현황 파악 차원"

부실 암호화폐 구조·위험성 분석할 듯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8일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시세가 표시돼 있다. 2021.06.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이 부실화 된 암호화폐를 들여다본다. 최근 대형 거래소가 무더기로 암호화폐를 상장 폐지하거나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자, 금감원이 거래소들로부터 관련 암호화폐 목록 제출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부실 암호화폐의 공통점과 폐지 기준 등을 분석해 본격적인 감독에 착수한 것으로 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상장 폐지 암호화폐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거래소들의 명단을 제출받았다. 이는 최근 일부 거래소들이 무더기로 암호화폐를 상장 폐지하거나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암호화폐 상장 폐지와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이 쏟아져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관련 암호화폐 현황만 받아보기 위해 제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1일 마로·페이코인·옵져버·솔브케어·퀴즈톡 등 5개 종목에 대해 오는 18일부터 원화거래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또 코모도·애드엑스·엘비알와이크레딧 등을 포함한 25개 종목에 대해서는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해당 암호화폐들이 거래소 내부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부실 암호화폐 목록을 제출받은 것에 대해 "동향 파악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감독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부실한 암호화폐들이 어떤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암호화폐들이 위험한지 등을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폐지된 암호화폐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폐지 기준과 위험성 기준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것 같다"며 "상장된 코인에 비해 폐지된 것이 얼마나 많은지도 보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금감원이 거래소를 직접 감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는 특정금융거래법 개정안 시행령에 따라 거래소 신고 심사만 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우리가 본격적으로 감독할 권한이 없다"면서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현황만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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