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옛 동료 에릭센, 유로2020 경기 도중 의식 잃고 쓰러져
손흥민, 20개월만에 A매치 골…에릭센 쾌유 기원 '23' 세리머니
한국, 조 1위로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손흥민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한 후반 20분 상대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다. 골문 오른쪽 낮은 쪽으로 강하게 차 골키퍼를 따돌렸다. 2019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터진 A매치 골이다. 한국은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손흥민은 "우리의 실수로 선제골을 주고 시작하면 힘든 경기를 하게 된다. 실수로 경기가 말린 건 우리의 잘못이지만 책임지고 역전한 부분은 긍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A매치 골은) 말이 20개월이지 사실 대표팀에 소집된 게 거의 8개월 만이다. 승리한 게 더 기쁘다. 골을 넣은 것보다 역전승을 거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손흥민은 역전골을 터뜨리고 곧장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23'을 표현하며 무언가 말을 했다.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옛 동료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세리머니였다.
에릭센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2020 덴마크-핀란드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2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세계 축구계와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동갑내기인 손흥민과 에릭센은 2015~2016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토트넘 공격 라인에서 5시즌 동안 호흡을 맞춘 사이다. 에릭센은 2019~2020시즌 도중 인터 밀란(이탈리아)으로 이적했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한국은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과의 3연전을 3승으로 장식했다.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지키며 훈련과 경기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뛰는 선수들은 고생이 많았고, 많이 못 뛴 선수들은 기분이 상할 수 있겠지만 티 하나 내지 않고, 지원해줘 고생했다"며 "이런 팀에서 주장을 한다는 게 운이 좋은 것 같다.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은 냉정하게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최종예선은 2차예선의 상대들과 다를 것이다. 정신적으로 임하는 자세에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며 "나는 최종예선을 3번째 치르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고, 긴 여정인지 잘 얘기해줄 것이다. 모든 면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라진 페널티킥 자세에 대해선 "페널티킥을 차면서 나에게 맞는 스텝을 찾는 게 중요하다. 훈련이 끝나면 시간이 날 때마다 훈련을 하는데 이게 나에게 맞는 것 같아서 바꿨다"고 했다. 잔발 스텝이 사라졌다.
시즌과 대표팀 일정을 모두 마친 손흥민은 "그냥 자고 싶다. 마음 편히 자고, 좋은 음식을 먹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엄청 바빴던 시즌인 것 같다"며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다. 휴가는 누구나 들으면 설레고 좋은 것이다. 너무 놓지 않고, 다음 시즌 준비도 하면서 잘 쉬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종예선 각오를 묻자 "우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3연전 동안 어려웠지만 팬들의 큰 성원 때문에 2차예선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최종예선이라는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으로 더욱 한 팀이 돼 어려운 길을 무찌르고 나아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응원해줘 감사하다. 앞으로도 실망시키지 않는 팀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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