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전 정류장에서 승객 하차해 앞쪽으로 이동"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A(63)씨.
A씨는 사고 발생 5일째인 13일 사고 당시 이송됐던 병원에서 퇴원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A씨를 간병하고 있는 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는 사고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외상 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가 났던 9일 오후 4시10분께 동구청 인근에서 집으로 가는 운림54번 버스에 탑승했다. 자리가 없어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던 뒤쪽에 서 있었다.
이어 A씨는 무너진 건축물 버스덮침 사고가 발생했던 정류장 바로 전 지점에서 앞쪽에 앉아 있던 승객이 하차한 것을 보고 이동해 의자에 앉았다.
하차한 승객은 평소 사고가 났던 정류장에서 내려 다른 버스로 환승했지만 이날은 착각해 전 지점에서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눈을 떴을 때는 버스 바닥에 누워 있었고 앞은 보이지 않은 채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눈을 다쳤다고만 생각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원 응급실이었다.
A씨는 턱 등을 다쳐 봉합과 함께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관련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거동이 가능해 다음날 퇴원하고 집에서 가까운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지인은 "사고를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다"며 "평소에는 잠을 잘 주무시는 편인데 사고 이후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새벽녘에 겨우 잠이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공사중에 무너진 5층(지하1층) 건물이 정류장에 있던 운림54번 버스를 덮쳐 뒤쪽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숨지고 앞쪽의 승객 8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철거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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