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오피스텔 살인사건 "만취해 기억없다" 되풀이에
피해자 가족 "사건당시 동영상 봐라. 가해자 멀쩡하다"
“친구 아닌 살인마…피흘리는 동생 쫓아와 또 찔렀다"
최근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20대 남성의 친형은 “내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을 살해한 A(24)씨는 ‘동생이 체형으로 놀려 살해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오히려 그는 130kg 거구의 동생을 더 많이 놀려왔다”며 “체형으로 놀려 살해하게 됐다는 A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A씨의 친구들로 부터 ‘A씨가 술을 마시면 편의점을 찾아가 흉기를 사고 위협한 사실이 종종 있었다’고 전해들었다”며 “이런 이유로 친구들은 A씨를 피했지만 내 동생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A씨가 범행을 저지를 당시 동생은 다른 친구와 영상통화 중이었다”며 “영상통화를 하던 친구에게 A씨는 ‘이번엔 보여줄게’라는 말을 한 뒤 흉기로 동생의 가슴 부위를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흉기에 찔린 뒤 도망가는 동생의 등 부위를 한차례 더 찔렀다”며 “더욱 마음 아픈 건 피를 토하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동생을 끝까지 쫓아와 한 차례 흉기를 더 휘둘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동생을 살해한 A씨는 일말의 미안한 마음 없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범행 이후 경찰서를 찾아가 A씨를 접견을 했을 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에 피해자의 형은 범행 당시 녹화된 오피스텔 폐쇄회로(CC) TV 영상을 공개하고 A씨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에는 A씨가 도망쳐 나온 동생을 쫓아가는 모습,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다시 개방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모습, 흉기를 휘두르고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피해자의 형은 “A씨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술에 취했다면 영상의 모습처럼 똑바로 걷지 못했을 것이다”며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조차 만취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시20분께 인천 남동구의 오피스텔 11층에서 친구 B씨의 가슴과 등 부위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당시 오피스텔 11층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는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의 공동대응으로 출동한 119구급대가 오피스텔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1층 로비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자택에 계속 머물러 있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A씨의 체형을 놀리자 평소 무시당해 왔다는 불만을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서 경찰에서 “친구와 시비가 왜 일어났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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