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北소행? 대통령 여당 답듣겠다" "보수도 반성해야"...성토장 된 천안함 간담회

기사등록 2021/06/11 15:58:12

김기현 "천안함 누구 소행인가…文대통령 답 없어"

"답 어렵다면 대한민국 대통령 맞는지 심각한 의문"

"최근 민주당 관계자 참을 수 없는 모욕적 발언도"

최원일 "천안함으로 정쟁하지 말고 올바로 이해하길"

유족회장 "與 막말 유가족에 비수가 돼서 꽂혔다"

생존장병 "보수정권 때 보듬어줬다면 상황 달랐을 것"

"文대통령, 함장 명예진급…천안함 누구 편도 아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이 11일 천안함 유족 및 생존장병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한 가운데 참가자들은 막말 논란이 불거진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여당을 비판하면서도 "보수정권도 해준 게 없다" "정쟁에 이용하려고 불렀나"라며 국민의힘을 향한 성토도 쏟아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천안함 유족 및 생존장병 간담회'는 지난 7일 조상호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 대해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은 수장시켜놓고"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유족 및 생존장병들의 고충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천안함 폭침이 누구의 소행인가라고 대통령께 질문했는데 답변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답변이 어렵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지 심각한 의문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고 말 한마디 하는 게 어려운 것이 어떻게 용납될 수 있나"라며 "현재도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국군에 대한 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 관계자가 참을 수 없는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며 천안함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 입장에서도 분노가 일었을 것"이라며 "가해자는 북한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나 여당이 거꾸로 피해자인 자랑스러운 우리 영웅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정당인이나 정당의 대표이기에 앞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왔던 분들이 여전히 그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받는 것에 대해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끔찍했던 그날이 벌써 11년이 지났다"며 "생존 장병이 58명 계시다고 들었다. 현역을 제외한 예비역 34명 가운데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분이 지금까지 총 13명이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숫자도 적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참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나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보훈"이라며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이라도 앞장서서 이 일을 꼭 성사시키고 도와드리겠다. 생존 장병 명예회복, 병원비, 생활비 지원책, 다시는 모욕하지 못하도록 하는 예우 등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전준영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등은 여당을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최 전 함장은 "함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지켜주지 못하고 아직도 고통 받는 데 대한 책임을 무한히 느끼고 있다"며 "그렇지만 우리 천안함은 여러분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국가를 지키던 군인들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천안함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바라겠다"며 "음모론이 이 땅에 다시 발붙이지 못하도록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유족회장은 "나라가 명예를 지켜주지 못하고 음모론자에 의해 명예가 실추되는 지금의 사태까지 왔기에 조심스럽게 간담회에 나왔다"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집권여당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그 막말이 유가족에 비수가 돼서 꽂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상호 전 부대변인이 페이스북에는 사과를 올렸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변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 대통령이나 정부여당 측의 명확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저희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천안함 관련 기념품을 제작해 생긴 수익금으로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을 지원하고 있는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을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전 씨의 자택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준영 회장은 작심한 듯 국민의힘을 향한 쓴소리를 내놓았다.

전준영 회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MB정권 때였다. 그 다음 정권이 박근혜 정권이었다. 그 사이에 도와줄 시간 충분히 있었다"며 "왜 문재인 정권한테만 이러나. 저는 2011년부터 보상관련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다. 보수정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함장님이 최근에 수장이라는 수모를 겪었는데 보수정권 때 미리 손 뻗고 보듬어주고 음모론에 대처했다면 함장님이 아스팔트에서 피켓을 들고 있어야 할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함장님이 중령으로 지금까지 쭉 지내다가 전역 당일 날 명예 진급했고 문 대통령이 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기자를 부른 것도 불쾌하다"며 "이용하려고 불렀구나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며 "이때까지 보수정권에서 해준 게 없으니까"라고 질타했다.

전 회장은 또 울먹이며 "살아 돌아와서 손가락질 받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그런 상황이 안되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 함장님이 국방부 앞에 있는 것 조차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함장님은 거기서 안 내리려고 했는데 우리가 멱살을 잡고 끌고 구명정에 던졌다"며 "그런 분이 지금 국방부는 37일차가 됐는데도 단 한번도 와서 전우로 생각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도대체 저희는 누가 손을 잡아주실 건가. 사실 37일 동안 국민의힘 아무도 안 오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안함이 항상 국민의힘 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누구의 편도 아니고 제대로 된 국가를 위해서 바로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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