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호 '사무총장·정책위의장', 숙련된 마도로스? 뉴페이스?

기사등록 2021/06/12 05:00:00

중진으로 무게 잡기 vs 새 인물로 변화 드라이브

계파색 적은 중진으로 김도읍·김상훈 등 예측돼

바른정당계 전면배치?…"일선서 물러나 있을 듯"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자 지명 후 축하받고 있다. 2021.06.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호가 항해를 시작한다. 30대 선장과 함께 할 항해사는 과연 누가 될까.

11일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오른 이준석의 별명은 '0선 중진'이다. 10년 이상의 여의도 생활로 잔뼈는 굵지만 원내에서 의정 활동을 한 적은 없다. 중고 신인이 구성할 지도부의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자리는 그래서 더욱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지금까지 특별한 당직이나 역할을 맡은 적이 없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할 도구가 전혀 없다"며 예측조차 쉽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전국 각지의 당 조직을 정비해 지방선거를 치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가 누구를 선택하는가에 당의 존폐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대표가 선택할 몇 가지 길에 대한 추측은 가능하다.

첫 번째는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이다.

원내 경험이 적은 이 대표의 약점을 상쇄하고 당의 중심을 잡기 위한 계책으로 꼽힌다. 김도읍(3선·부산) 의원, 김상훈(3선·대구) 의원 등이 사무총장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성동(4선·강원) 의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배제할 수 없는 사무총장 후보다. 권 의원은 지난 5일 이 대표가 강원도 일정을 소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다면 대선 국면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의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은 대선 국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젊은 대표를 고려해 예전보다 더욱 무게감 있는 인물이 들어서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제안을 받는다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사무총장 자리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천=뉴시스] 김경목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2021.06.05. photo31@newsis.com
두 번째는 새로운 인물로 신선함을 더하는 방식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이미 파격적으로 전당대회가 전개됐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나와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새 인물이 등장하면 이 대표와 함께 '변화' 이미지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책위의장의 경우 윤희숙 의원을 꼽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초선의 신선함에 더해 경제통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는 물론 최근 청년 문제, 기본소득 문제 등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각을 세우며 실력 있는 보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의동(3선·경기) 의원, 하태경(3선·부산)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 등 이른바 바른정당계 인사들의 전면배치가 예측되기도 했다.

실제 이들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지해왔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유승민계 논란' 등 이 대표 체제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추구하는 당의 지향점은 결국 인사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며 "예를 들면 중진을 기용해 (기존) 세력과 일부 타협을 하고 갈 것인지, (새로운 인물로) 확실한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건지 인선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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